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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6주년…영화로 만나는 광주 5.18



영화

    올해로 36주년…영화로 만나는 광주 5.18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불더라고. 난 늬요 했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관계요?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이야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들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그날> - 정민경. (5.18 백일장 대상 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역사이자, 아픈 흔적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올해로 36주년이 됐다.

    신군부를 중심으로 한 집권세력이 국민을 억압하려는 상황에서 광주에서 공수부대 중심의 무력진압이 학생과 시민의 분노를 유발하였고 진압의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무력저항으로 발전하였다.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은 '비상계엄 즉각 해제'와 '유신세력 척결' 구호를 내세우며 계엄군에 맞서 항쟁했다.

    하지만 36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는 제대로 기억되고 평가받지 못하고 있으며, 책임자는 여전히 처벌받지 않은 채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이 잊지 못할, 잊어서는 안 될 그날의 얘기를 담은 영화를 소개한다.

    ◇ 꽃잎(A Petal, 1996)

     

    감독 : 장선우 / 출연 : 이정현, 문성근 등

    영화 '꽃잎'은 당시까지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적 소재로 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한 쪽 다리를 저는 인부 장씨(문성근)를 정신분열증을 가진 소녀(이정현)가 따라 나선다. 소녀는 알 수 없는 정신분열증이 있었고, 장씨는 그런 소녀에게 육체적으로 가학 행위를 가한다.

    소녀는 1980년 5월, 어머니를 따라 광주의 시내의 시위대 대열에 동참했다가 총에 맞아 죽어가는 엄마의 손을 뿌리친 채 도망친다. 그날의 충격과 엄마를 버린 죄책감에 정신분열증에 걸린 것이다.

    배우 겸 가수 이정현이 광주 민주화운동의 비극을 신들린 연기로 보여주면서 제34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과 제17회 청룡영화제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최윤의 데뷔작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가 원작이다.

    ◇ 박하사탕(A Peppermint Candy, 2000)

     

    감독 : 이창동 / 출연 :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등

    철로 위에서서 다가오는 기차를 향해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치는 대사로 유명한 영화 박하사탕.

    한 남자의 인생과 사랑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투영하고 있다. 시대가 한 개인의 삶과 영혼을 망가뜨리는지를 현재에서 과거로 하나씩 추적해 나간다.

    주인공 영호(설경구)는 순임(문소리)과 풋풋한 사랑을 나누는 순수한 청년이었으나, 1980년 5월18일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돼 민간인을 죽이게 되면서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영화는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기도 했다. 주연을 맡은 설경구는 2000년 제37회 대종상 신인남우상, 제21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그리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남우상 등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 화려한 휴가(May 18, 2007)

     

    감독 : 김성경 / 출연 : 김상경, 안성기, 이요원, 이준기

    제목에서 풍기는 밝은 느낌과 달리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 광주 시민을 진압한 계엄군의 작전명이 '화려한 휴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평범한 택시기사 강민우(김상경)와 동생 진우(이준기). 민우는 진우와 함께 성당에 다니던 박신애(이요원)를 사랑하게 되고, 셋이 영화를 보는 날 공수부대원들이 대학생들을 구타하며 거리를 피로 물드는 국가폭력을 보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왜 시민군에 가담하고, 끝까지 도청을 지키려했으며, 이 사건을 기억해 달라고 외쳤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실존인물 故김복만(당시 28세)과 故홍순권(20)을 모티브로 했다. 두 사람은 당시 시위에 가담했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 26년(26Years, 2012)

     

    감독 : 조근현 / 출연 :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26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자녀인 폭력집단 중간보스 곽진배(진구),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경찰 권정혁(임슬옹)이 모여 당시 계엄령을 내렸던 학살의 주범 '그 사람'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의 아픔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현재’로 시점을 옮겨 그날의 비극이 결코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과 상처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제작을 시도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몇 차례에 걸쳐 제작시도를 하였지만 번번히 무산되었다. 영원히 제작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많은 관객들의 간절한 열망에 힘입어 ‘제작두레’라는 소셜펀딩을 도입해 7억여 원을 모아 끝내 개봉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 택시 운전사 (미개봉)

    감독 : 장훈 / 출연 :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예정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로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우연히 돕게 된 택시 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그린다.

    송강호가 택시 운전사 역으로 출연을 결정해 화제가 됐다. 독일 기자 역에는 독일의 국민배우 투마스 크레취만이 출연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마블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에서 히드라 소속 바론 본 스트러커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5월 중 시나리오 리딩을 진행하며 연내 크랭크인을 목표로 한다. 쇼박스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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