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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韓 위령비 외면한다면…대미외교 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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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오바마, 韓 위령비 외면한다면…대미외교 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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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위령비 참배는 日 전쟁 책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의 한 수'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2차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을 놓고 관련 각국이 분주히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취지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구현이지만 실질적인 국제정치적 파장은 그리 간단치 않다.

    물론 일본 측은 표정 관리가 힘들 정도로 환호작약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하는 방안까지 벌써 거론될 정도다.

    반면 미국 내에선 오바마의 '사과 방문'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해온 2차대전 전후 질서가 근본부터 뒤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과 수위, 심지어 세부 동선이 어떻게 짜여질지 하는 일거수일투족조차 초미의 관심이다.

    미국내 일각에선 북핵 문제가 엄연한 상황에서 핵 비확산에 대한 보다 구체적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번 방문이 오히려 역풍을 낳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가장 답답한 쪽은 한국이다. 일본이 '역사적 면죄부'를 받는 듯한 모습이 영 꺼림칙하지만 그렇다고 맹방 미국이 또 다른 우방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대놓고 뭐라 하기는 어렵다.

    다만 외교부는 이번 방문 건에 대해 "한미 양국이 그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왔다"면서 우리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배려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원폭 사몰자 위령비에 헌화할 때 불과 200미터 거리의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도 참배하는 방안을 강력 희망하고 있다.

    ◇ 200미터 거리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령비 참배 여부 불분명

    하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전시 희생된 모든 무고한 피해자(all innocents)'를 추모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희생자의 국적을 따져가며 추모할 의향은 없다는 인상이 짙다.

    무엇보다 초청국인 일본이 완강히 반대할 공산이 크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보수세력이 '그렇다면 아베 총리가 굳이 진주만을 방문해서 태평양전쟁을 사과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아베 정권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선 한국인 위령비 참배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히로시마 피폭 현장에 일본인뿐만 아니라 일제 식민지배로 끌려온 다수의 조선인들도 있었고 이들 중 무려 2만여명이 그야말로 무고한 죽임을 당했지만, 이는 다수 미국인들에게 낯선 사실이다.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한국인 위령비 참배는) 원폭 피해의 참혹함과 더불어 원폭 투하를 결정하게 된 역사적 경위를 설명해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위령비 앞에 서게 된다면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각시킴으로써 히로시마 방문에 따른 자국 내 비판과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보수우익보다 더욱 원했던 일본 내 반전평화세력에게도 이는 결코 나쁘지 않은 신호가 된다.

    이제 우리 정부는 이런 대의명분을 바탕으로 미국을 설득해내는 외교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소한 '중국 경사론'이나 '골대(goal post) 이동론' 등 일본 측 프레임에 휘둘렸던 지난해의 아픔이 되풀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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