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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는 잠겨있었다" 대학생 기숙사 '공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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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구는 잠겨있었다" 대학생 기숙사 '공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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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으로 기숙사 곳곳에 균열

    부산진구 동의대에 마련된 부산 최대규모 기숙사인 행복기숙사. (사진=강민정 기자)

     

    지난 주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기숙사로서는 부산에서 가장 큰 한 사립대 신축기숙사가 흔들리고 곳곳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당시 진동에 놀란 학생들은 학교 측의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한 채 기숙사 바깥으로 빠져나가려 애썼지만, 비상 탈출문이 잠겨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토요일 오전 1시 40분쯤, 부산진구에 있는 동의대 신축 기숙사 건물이 통째로 흔들렸다.

    건장한 성인이 들기도 힘든 커다란 침대가 들썩거렸고, 벽에서는 '탁', '탁'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지진 여파로 동의대 기숙사 벽에 금이 갔다, (사진=동의대 학생 제공)

     

    이 소리에 화들짝 놀란 학생 수백여 명이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기숙사 바깥으로 대피하기 위해 1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비상 탈출문이 잠겨 있어, 학생들은 건물 1층에 설치된 비상구 앞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그야말로 공포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새내기 대학생 A(19) 군은 "왜 비상문이 잠겨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날 새벽만 떠올리면 아찔해서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무섭다"고 토로했다.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중앙엘리베이터를 제외한 비상엘리베이터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지만 비상구는 열리지 않았다.

    그 시간 학교 측의 어떠한 안내 방송이나 대피유도는 없었다.

    오히려 야간 지도교사(대학원생)들은 어렵사리 바깥으로 빠져나온 학생들을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호통쳤다.

    동의대 1학년에 재학 중인 B(19)양은 "야간 지도 교사들이 대피교육을 한 번도 받은 것 같지 않았다"며 "아무리 참고 넘어가려고 해도 전혀 대피유도를 하지 않는 감독관이 계속해서 떠올라 화가 난다"고 그날을 떠올렸다.

    지난 16일 일본 지진여파로 동의대 기숙사에 균열이 생겼다. (사진=동의대 학생 제공)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 대학생이 대부분인 기숙사생들은 어쩔 수 없이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건물로 다시 들어갔지만, 날이 밝자 '제2의 세월호가 될까봐 무서웠다'며 온라인상에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번 지진으로 기숙사에 약간의 균열은 발생했지만, 건물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며 "당시 감독관이 더 이상 지진피해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건물안으로 학생을 들여보낸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진 공포를 피해 밖으로 나온 학생들을 금이 간 건물 안으로 떠밀어 버린 학교 측의 대응은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올해 3월 완공된 동의대 신축 기숙사는 814개실에 160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부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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