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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딸과 함께 입장 "黑으로 이긴다"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리는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을 앞두고 이세돌 9단이 딸과 함께 대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미성 수습기자

 

15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는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마지막 5국을 앞둔 12시 34분, 이세돌 9단이 딸과 함께 대국장으로 입장했다. 하늘색 와이셔츠에 남색 정장 차림을 한 이 9단은 아빠 손을 잡는 대신 아이스크림을 두 손에 든 딸을 챙기며 가벼운 표정으로 들어섰다.

이 9단은 지난 13일 4국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180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3연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빛나는 1승이었다.

이대로 '4연승을 이어갈 것'같았던 알파고가 이 9단에 일격을 당한 것은 이 9단의 승부수에 압박을 당하면서 확률 계산에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이 9단의 78수는 '신의 한 수'로 꼽힌다. 1202대의 슈퍼컴퓨터도 인간을 당해내지 못한 순간이었다.

예상치 못한 수에 알파고는 '당황'했고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남발했다. 인간이 아닌 알파고의 인간같은 실수였다. 엉뚱한 수는 83부터 97까지 이어졌다. 인공지능의 한계를 확인케해준 '이세돌만의, 이세돌다운 한 수' 였다.

알파고의 실수를 놓칠 이 9단이 아니다. 결코 방심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면서 백92로 흑집 속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이어 오른쪽에서 백집을 크게 내고, 큰 집이었던 위쪽 흑집을 깨뜨리며 우세를 굳혔다. 알파고는 돌을 던졌고 이 9단은 4번만에 알파고의 벽을 넘어섰다.

이 9단은 이날 마지막 5국에서 흑돌을 잡고 알파고 사냥에 나선다. 그는 약점을 파악한만큼 '흑'이 '백'보다 불리함에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다.

이세돌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이 9단은 4국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축하를 받아본 적은 처음이다. 이 기쁨은 앞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어치 매길 수 없는 1승"이라면서도 "4국에서 백으로 이겼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흑으로 이기고 싶다. 백으로 이기는 것보다 흑으로 이기는 게 더 값어치가 있기 때문에 거꾸로 이겨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9단은 이어 알파고의 아버지 구글 딥마인드 데이스 하사비스에게 "돌갈이 할 때 미리 백을 입력해둬라"고 '흑돌'을 못박아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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