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33) 9단-구글 알파고(AlphaGo) 세기의 대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은 중국식 바둑규칙이 적용된다.
알파고가 중국식 규칙에 따라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나중에 두게 되는 백을 쥔 기사에게는 7.5집의 덤이 주어진다.
덤이란 바둑은 먼저 두는 사람(흑돌을 쥔쪽)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두는 기사(백)에게 추가 점수를 주는 것을 주는 바둑 용어다.
대개 5집 반 혹은 6집 반 정도를 주는데 덤에 반집이 포함된 것은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초창기 3집 반 등으로 비교적 덤을 짜게 주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덤이 점점 증가해 현재 5집 반에서 6집 반 정도까지 올라왔다.
한국에서는 처음엔 5집 반 룰을 이용하다가 이 정도로는 흑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로 6.5집의 덤을 준다. 그럼에도 여전히 흑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일본보다 덤을 많이 주는 경향이 있고 현재는 7집 반을 덤으로 준다.
바둑의 계가 방식도 달라 중국식 계가를 정할 경우 짝수로 덤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6집 반, 8집 반의 덤을 줄수 없다는 것이다.
바둑의 계가 방식도 한국·일본은 동일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한국과 일본은 집이 되는 자리를 전부 둔 후에 공배를 메우고 집을 헤아린 뒤 사석을 상대방의 집에 메우면서 더 많은 집이 남은 사람이 승리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공배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수순이고 기보수순에서도 빠진다.
중국식 계가는 우리처럼 '집수+사석'으로 계산하지 않고 '집수+반상에 살아 있는 돌'로 계산한다.
중국식 계가에서는 사석이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중국 기사들이 한국에서 바둑을 둘때 무심코 사석을 상대방에게 돌려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국·일본 바둑에서는 집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공배가 계가방식의 차이 때문에 중국식 바둑에서는 1집이 된다.
계가 방식이 다르다고 결과는 달라지지 않지만 아주 드물게 반집 승부에서 승패가 바뀌기도 한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치러진 몽백합배 결승 최종국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2대 2로 팽팽히 맞선 뒤 최종 5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커제 9단에게 반집패를 당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최종국은 집수만 세는 한국룰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의 반집승이었지만, 집수와 함께 집 안에 있는 자신의 바둑돌까지 영토로 합산하는 중국룰에 따라 이세돌 9단의 반집패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