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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론자' 김한길 야권 통합에 배수진 친 까닭은?



국회/정당

    '현실론자' 김한길 야권 통합에 배수진 친 까닭은?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7일 오전 회의에서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안철수 공동대표의 야권통합 불가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국민의당은 하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자신의 공천면접 심사 때 면접관이 던진 질문을 공개하면서 시작된 김 위원장의 발언은 그 어느 때보다 신랄했다.

    그는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 얘기가 있는데, 우리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서 캐스팅보트를 갖는 제3당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공천 면접관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러면서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캐스팅보트도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 텐데 교섭단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직설적이기보다 에둘러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김 위원장의 화법과는 어울리지 않는 돌직구 발언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김 위원장이 지난 4일 저녁 당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참여한 회의에서 '통합불가'로 결론 난 사안을 곧바로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리는 이유다.

    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여당의 '개헌선 확보 저지'라는 명분을 들고 안 대표를 마지막으로 설득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당이 내린 '통합불가' 결정의 무게를 고려할 때 여권의 개헌선 확보 저지라는 명분만이 이 같은 결론을 뒤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이) 단독으로 가도 (여권의 개헌선선을) 저지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희망사항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냉철한 현실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합불가' 결정에 동의한 천 대표도 개헌저지선 확보를 위한 야권연대의 가능성까지 닫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안 대표의 야권통합 거부 의사가 얼마나 확고한지 확인한 김 위원장이 '쇠귀에 경읽기'식 발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철수 설득론'을 부정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4일 저녁 당이 '야권통합 불가' 결론을 내리도록 방치한 당지도부와 의원들에 대한 불만섞인 경고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야권통합 불가 결론이 나던 날 굳은 얼굴로 의총장을 빠져나왔고, 의총장에서 박수가 터져 나온 뒤에야 다시 의총장으로 들어가는 등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 뒤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야권 전체가 이 개헌저지선을 확보못할 경우에 맞닥뜨릴, 정말 무서운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는게 제 생각"이라며 '야권 전체'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를 잘 아는 당내 인사들은 '현실주의자'인 김 위원장이 최근 급격한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 현상에 직면하자 마지막 카드로 '야권통합' 카드를 들고 나왔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한 국민의당 인사는 "한때 더민주에 육박하던 지지율이 창당 한 달 만에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면 사실상 안철수식 정치 실험은 실패했고 시급히 차선책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인식 같다"고 말했다.

    특히 상당수 국민의당 합류 인사들이 야권통합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정작 안 대표를 설득하는 자리에서 별다른 시도 없이 '통합 불가'쪽에 힘을 실어준 것에 심한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론자 김한길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자신의 퇴로를 끊고 배수진을 치고 나옴에 따라 안철수 대표의 '통합불가론'에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이 있던 7일 오후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마포 당사에서 또 다시 4분간 조우했지만 야권통합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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