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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정치권의 인재영입 왜 감동이 없나?"



국회/정당

    [Why뉴스]"정치권의 인재영입 왜 감동이 없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8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선거구획정안 조차 확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각 당은 '인재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재영입에서 가장 앞서 있는 당은 더불어 민주당이다.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하고 각계 전문가들을 수혈하면서 탈당도 주춤해졌고 당의 지지율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의 '인재영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선거 때만되면 일종의 이벤트성으로 인물 영입을 하다보니 선거에서 주역인 국민을 관객으로 내몰고 제대로 된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정치권의 인재영입 왜 감동이 없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문재인 대표가 18일 국회 대표실에서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오성규 서울시 시설관리 이사장의 지역당원 입당원서를 받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 정치권의 인재영입이 감동이 없다니? 더 민주당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아닌가?

    = 더 민주당의 인재영입은 상당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건 맞다. 18일에도 12호 13호 인재영입 발표가 있었다. 문재인 대표가 인재영입을 시작하면서 줄을 잇던 탈당바람이 잦아들었다.

    그래서 인재영입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선거 때마다 인재영입은 있어왔고 또 필요하기도 하다.

    문제는 인재영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일회성 땜질 처방인데 정치권은 매번 선거 때마다 '인재영입'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의 정당정치의 부재, 정당민주주의의 부재를 숨기거나 빠져나갔다.

    인재영입에 감동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 건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의 인재영입이 최선인지 대안은 없는지를 따져보고자 하는 것이다.

    ▶ 지금의 '인재영입' 가장 큰 문제점이 뭐냐?

    = 첫 번째는 국민이 관객으로 전락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더불어 민주당의 인재영입도 '성공한 사람' 이른바 명망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대표실에서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의 지역당원 입당원서를 받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고졸신화'를 이룬 양향자 삼성상무의 영입도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고졸'보다는 '삼성임원'에 방점에 찍혀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두 야당의 인재영입이 '성공'과 '스펙'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면서 "야당까지도 성공과 스펙만을 절대적 가치로 삼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국민의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치인이나 정치평론가들이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국회를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게 정치 현실이다.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다수의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할 대표가 선출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김갑수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국회에서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 그리고 세입자들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건 이들의 실제 대표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새로운 인물이라며 신진인사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전문가란 이름하에 주로 상류층 인사들만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세 번째는 정치를 희화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일단 관심을 끌어야 한다. 그래서 유명 배우를 캐스팅 한다. 정치에서도 능력있고 검증된 인물보다는 유명인사들에 지나치게 의존하려고 하면서 정치가 예능화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정치권에서 영입하는 '인재'가 정치를 할 적성이나 능력이 되는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고 김갑수 전 대표는 '사회적 성공이 곧 정치적 유능'으로 간주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부시장은 "'인재영입'이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지만 영입된 인물들이 정당정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대 만큼의 성과를 올렸느냐는 평가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결국은 지금의 인재영입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냐?

    = 그렇다. 정치권은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고 그래서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정당정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나라도 40대 정치지도자가 탄생 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4년내내 세월만 보내다가 선거가 임박하면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며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체질을 바꾸겠다고 한다. 19대 때도 그랬고 18대 때도 그랬다. 정치권의 인재영입은 선거가 임박하면 이뤄지는 하나의 이벤트 행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인재영입 방식도 어떤 기준이나 절차가 있는 게 아니다. 당 대표나 당의 주류에서 결정해서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사진=윤창원 기자)

     

    야당에서 가장 잘못된 인재영입 사례는 2014년 7·30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영입한 것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권 의원의 개인적인 부분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그 절차와 과정, 내용을 말하는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이고 밝혀져야 할 의혹이 많은 상황에서 사건의 한 당사자였던 권은희 의원을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하면서 야당분열의 단초를 만들었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정치적 사건으로 변질되도록 되도록 만들었다. 야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에 거꾸로 간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을 지낸 윤석열 검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윤 검사가 응할리도 없지만 그런 시도를 하려는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다. 오로지 선거에서의 유불리만 따지만 단견에 불과한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 인재영입이 어떤 절차를 거쳐서 누구에 의해 이뤄지는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각 당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데, 더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국민회의(가칭)에서는 천정배 의원이 각각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8일 "상향식 공천에서 기본적으로 영입이 맞지 않다"며 "새누리당은 인재영입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치권도 그런 문제점을 알고 있을텐데 왜 매번 되풀이 되는 거냐?

    = 첫 번째는 정치적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지금 더불어 민주당이 인재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이유는 탈당러시를 막기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측면이 있고 국민의당은 더민주당과의 경쟁의식 때문에 인재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6명의 외부인사들을 영입했다가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특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종인 전 박근혜 경선캠프 공동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자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김종인, 이상돈 등 외부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고 당의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두 번째는 현역의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세대교체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정착이 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공천룰을 바꾸고 있으며 그것도 선거가 임박해서야 공천룰이 만들어지는 게 보통이다. 총선이 85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도 선거구 획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40대 정치적 리더들이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천룰이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인재영입이 평소에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영입된 인물들이 정책개발과 집행에 관여하면서 정치적인 훈련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데 그걸 허용하지 않으려고 인재영입으로 비켜간다는 것이다.

    한 현역의원은 "지방에서는 광역의원들이 재선쯤해서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그 다음에 공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호랑이를 키우려 하지 않는 다는 얘기다. 수도권의 한 자치단체장은 "기초의회에서 정치적 역량을 키워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국회의원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대안은 뭐냐?

    국회 (사진=자료사진)

     

    = 가장 핵심은 정치의 체력을 기르는 것이다. 훌륭한 인재를 아무리 많이 영입해도 막상 국회에 들어가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왜냐? 정치의 현실이 그렇게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정치야말로 훈련된 갈등조정 능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인데 참신성이란 이름으로 검증되지 않는 인물들을 영입하는 건 정치의 기본 체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오히려 정치불신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의 체력을 강화하는 건 인재를 양성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더민주당의 김광진의원은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좋지만 원래 당을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기회를 좀 더 주고 그것을 육성시켜 나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의원도 "선거에 임박해서 참신한 인물,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한계는 극복해야 한다"면서 "평소에 정당활동속에서 그런 인물을 발굴하고 유권자와 국민과 함께 정책을 수립하고 또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을 함께 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올라와주는 게 제일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박사도 "인물 이벤트보다는 정치적 신뢰를 쌓고 정책을 보여주는게 본질"이라고 말했고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인재를 육성할려면 당이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NEWS:right}우리나라도 20대 기초의원, 30대 광역의원, 40대 국회의원 처럼 정치에서 훈련되고 검증된 인물들이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종석 전 의원은 "외국의 리더들은 대학생때부터 정당활동을 하면서 성장한다"면서 "그 때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고, 입장이 다를 때 조정 절충하는 법도 익히게 되며, 철학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권자들도 사람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유명한 어떤 인물이 영입됐다고 그 당의 체질이나 근본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각 당의 정책을 면밀히 따져보고 어떤 정책들이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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