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러시아와 홍콩 등 외국에서 대형 계약을 따냈다고 속여 비상장 주식 주가를 올린 뒤 투자금 수천억원을 빼돌리고 중국으로 도망쳤던 벤처기업 사기범이 도피 6년여 만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던 이모(45)씨를 중국 공안과 공조 수사를 통해 붙잡아 8일 오후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방송통신장비 관련 비상장 벤처회사인 N사의 대표를 지내며 매출 조작과 허위 공시 등으로 시세를 조작한 미등기주식 5억주를 유통했다.
이런 수법으로 이씨는 투자자 1만여명으로부터 투자금 2500억여원을 가로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2006년 "최첨단 시청률 측정시스템을 개발해 홍콩으로 12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내고 주가를 끌어올렸다.
또 2007년에는 "러시아에 금장 휴대전화(일명 골드폰) 1500만대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는 허위 공시를 내는 수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
이밖에도 허위 세금계산서를 구매해 매출 실적이 많은 것처럼 허위로 세무신고를 하는가 하면 외국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수출입 실적을 부풀리기도 했다.
이씨는 특히 주주명부나 주식 대장도 없이 무허가 증권 중개업자들을 통해 '주식 보관증'이라는 증명서를 투자자에게 발행하고 주식을 매각해 투자금을 받아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허위 공시와 언론플레이로 N사 비상장주식 주가는 장외 주식시장 거래 사이트 등에서 당초 주당 500원이었다가 2007년 말 2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듬해 결국 40원까지 곤두박질쳤고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았다.
이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2009년 중국으로 밀항해 가명을 쓰며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인 왕징 일대에서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10월21일 왕징 일대에서 이씨를 목격했다는 교민 제보가 접수되자 중국 공안에 공조수사와 검거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공안은 제보 다음날 베이징 외곽의 한 구(區)에서 이씨를 검거해 조사를 마치고 이날 우리 경찰에 신병을 넘겼다.
한국과 중국 치안당국은 지난 2013년 한중 경찰협력회의 때 상호 도피사범 명단 교환에 합의한 뒤 양국 간 주요 도피사범 명단 10명씩을 교환했다.
2014년에는 교환 명단을 30명으로 확대했고 이번에 중국 공안에 검거돼 송환된 이씨는 도피사범 명단 30명 안에 들어있었다.
경찰청 곽정기 외사수사과장은 "이번 강제 송환은 중국 공안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중국 공안과 긴밀해 협력해 중국으로 도피한 국외 도피사범 검거와 송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