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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어린이집'…지역 특화산업으로 활력찾는 농공단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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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어린이집'…지역 특화산업으로 활력찾는 농공단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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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CBS 기획특집 ⑧] 허울뿐인 농공단지, 특성화가 활로다

    우리나라 농공단지는 19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도농 간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어촌의 일자리 창출과 농외소득원 개발을 목적으로 1984년부터 조성됐다. 그러나 농공단지 정책을 시행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많은 농공단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은 커녕 밤만 되면 우범지대가 되는 애물단지가 전락했다.

    전남CBS는 농공단지 출범 30년을 맞아 국내 농공단지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농공단지가 농어촌의 소득원으로 다시 활력을 찾는 방안은 없는지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특히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 해외의 모범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농공단지를 효자단지로 만들 수 있을지 그 해법을 10회에 걸쳐 찾아본다.
    오늘은 8번째 순서로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활로를 찾는 농공단지들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왜 서자 취급하는가!" 허울뿐인 농공단지 30년
    ② "공해배출·지역에 부담만 주고…" 애물단지된 농공단지
    ③ 식품농업의 실리콘밸리…네덜란드 '푸드밸리'의 신화
    ④ 네덜란드인 유전자에 녹아있는 '공동체 의식'…푸드밸리의 산학협력
    ⑤ "실업률 0%"…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의 성공비결은?
    ⑥ "장인정신과 결합된 협동조합"…伊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조합
    ⑦ "농공단지의 꿈"…아이쿱 구례자연드림파크
    ⑧ '공짜 어린이집'…지역 특화산업으로 활력찾는 농공단지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특정기업이 농공단지 전체를 개발해 활성화한 특별한 사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공단지는 개별기업들이 따로따로 입주해 단지를 꾸린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농공단지들이 협력과 활성화 전략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부 농공단지들은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활로를 찾음으로서 활력을 찾고 있는 지역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속초 오션허브(대포농공단지) (사진=속초시 자료)

     

    ◇ 속초 오션허브(대포농공단지)

    '속초 오션허브'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단지 브랜드명이다. 1989년 속초 대포농공단지라는 이름으로 지정 승인돼 1990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당시 1단지 13개에 업체에 불과했던 이 농공단지는 현재는 3단지까지 개발돼 38만 3천㎡ 부지에 106개로 8배이상 늘었다.

    속초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젓갈류 등 수산물가공업체들이 폐수처리시설 등 환경적인 제약을 피해 속속 몰려들면서 이처럼 규모를 키운 것이다.

    이 농공단지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단지내에 무료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있다는 점이다.

    속초시와 농공단지협의회가 단지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근로자들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어린이집을 유치했다.

    속초 오션허브 농공단지 어린이집 개원 모습(사진=속초시)

     

    어린이집을 유치하게 된 배경은 이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804명의 지역 주민 가운데 71%에 달하는 근로자가 여성근로자였기 때문이다.

    임동현 속초 오션허브 농공단지협의회장은 "일할 사람이 없는 지역 실정에서 우리는 강원도에 많이 밀집해 있는 군부대에 주목했다. 군 하사관 부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애들 육아 때문에 맞벌이를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농공단지 안에 모든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어린이집은 우리 농공단지밖에 없다. 100% 국비로 운영된다. 하사관 부인들에게 '출근할 때 데려다 놓고 점심때 애들도 보고 버스로 집에 데려다 줄테니 마음놓고 일을 해라'는 것이다. 지난 3월에 개원해서 잘 되고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 특산물인 젓갈류를 활용한 '동해안 젓갈 콤플렉스 센터'를 단지내에 설립해 제품홍보와 체험행사를 운영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임동현 속초 오션허브 농공단지협의회장(사진=전남CBS 박형주 기자)

     

    ◇ 지역특산물에 연구기능을 갖춘 고창 복분자클러스터

    전북 고창군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복분자다. 4천 253개 농가에서 864.9ha에 달하는 대지에 복분자를 재배하고 있다.

    고창군은 복분자 이외에도 블루베리와 오디, 아로니아, 풍천장어 등 고소득 특용작물이 특화돼 전국에서 가장 귀농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고창군은 지역 특산물인 복분자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클러스터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창 베리&바이오식품연구소 송지영 연구개발실장은 "저희가 연구해보고 가공해봐도 복분자라는 원료만한 것이 없다. 가공을 했을 때 기능성도 굉장히 좋고 맛도 뛰어나다. 고창이 복분자라는 아이템은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창군은 지난 2013년 6월 부안면 용산리에 19만 6천여 ㎡규모로 복분자 특화농공단지를 조성하고, 부지의 50% 이상을 복분자 관련 업체가 입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바로 옆에 비슷한 규모의 복분자 클러스터를 지난해 조성됐는데, 여기에는 복분자 테마체험장과 캠핑장, 황토문화전시체험장, 풍천장어웰빙식품센터 등을 조성해 특산품과 체험관광이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게 했다.

    전북 고창 베리&바이오 식품 연구소(사진=전남CBS 박형주 기자)

     

    특히 이 클러스터에서 눈에 띄는 곳이 바로 고창 베리&바이오식품연구소다.

    지난 2009년 재단법인 복분자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연구소는 추후 들어선 복분자특화농공단지와 복분자클러스터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석박사를 중심으로 20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연구소는 2011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이래 비교적 짧은 기간인대로 성과를 줄줄이 내놓으면서 고창 복분자 산업 발전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고창 베리&바이오식품연구소 송지영 연구개발실장은 "그동안 복분자를 메인으로 기능성 연구와 제품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음료와 식초, 소스, 술, 미생물 연구 등을 진행했고, 만들어진 제품은 기업에 기술 이전을 하고, 마케팅 지원도 했다. 현재는 기업에 컨설팅 위주로 기업지원을 하고 있다. 옆에 HACCP인증을 받은 가공시설이 있는데, 농가나 가공업체들의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개발한 제품은 50~60건 정도이고, 이 가운데 농가나 업체들에게 기술 이전한 것은 27건 정도"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인근 복분자체험장을 통해 관광객이나 학생들에게 초콜릿이나 음료, 쿠키 등을 만들 수 있는 가공체험과 진로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또 인근에 조성된 복분자특화단지가 활성화하는데도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송지영 실장은 "복분자특화농공단지의 분양이 꽤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구소가 있으니까 여기로 들어오겠다는 복분자가공업체들도 있고, 우리 연구소를 부설 연구소처럼 쓰고 싶다는 업체들도 있다. 운영방안만 잘 나오면 복분자클러스터와 농공단지는 잘 운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 복분자 클러스터 조성사업 조감도(사진=전남CBS 박형주 기자)

     

    ◇ 한우 부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횡성

    속초 오션허브와 고창 복분자클러스터 이외에도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농공단지 활성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하면 누구나 한우를 떠올릴 만큼 한우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러나 한우 고기는 비싸게 잘 팔릴지 모르나 내장 등 부산물은 헐값에 판매되고 있었다.

    횡성군은 이에 따라 이같은 부산물에 대해 어떻게 부가가치를 높일까를 골몰하다 부산물로 소시지을 만들고 관광 체험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복안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재천 사무관은 "횡성군의 한 농공단지에는 사료나 한우 부산물을 가공하는 업체들과 한우 도축장, 맥주제조 업체 등이 집적해 있다. 횡성군은 이런 업체들을 엮어내서 6차 산업화해서 생산된 가공체험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체험으로도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농가 소득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횡성 한우는 유명하지만, 부산물은 헐값에 판매된다. 횡성군은 이에 따라 농공단지 내 협의체를 만들어서 부산물 가공업체들에게 기술지원을 하고, 인근 마을에 부산물 가공 체험장을 만들어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소시지를 만든다든지 하는 체험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횡성한우 계획을 올해 6차 산업화의 시범사업으로 지정해 앞으로 3년 동안 연차적으로 총 15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횡성축협육가공장 준공 모습(사진=횡성군 제공)

     

    ◇ 농공단지라는 이름을 버려라

    대부분의 농공단지가 현재 '지역명+농공단지'로 표기된다. 그러나 이런 명칭은 현대적이고 개성적인 요소가 부족해 낙후 이미지를 강하게 연상시킨다.

    이에 따라 특화단지로서 개성을 부각하고 근로자와 취업대상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농공단지 브랜드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지경배 강원발전연구원 일자리 사회적경제센터장은 "농공단지라는 이름을 언제까지 써야 할까. 전체적으로 낙후된 이미지가 있다. 80년대부터 30~40년 지나도록 쓰고 있는데 이미지 브랜드 필요성이 있다. 농공단지가 지역 주민과의 밀착도도 떨어지고 사람들이 워낙 없다 보니까 밤이 되면 불이 다꺼져서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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