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백련(무릉도원)-의재미술관
국립광주박물관은 11월 24일부터 2016년 2월 21일까지 특별전 '전통회화 최후의 거장 의재 허백련'을 개최한다.
예향 광주의 오늘을 있게 한 의재 허백련(1891~1977)은 근대 이후의 대표적인 남종화가이다.
추사 김정희(1786~1856), 소치 허련(1808~1893), 미산 허형(1862~1938)으로 이어지는 남종화의 맥을 계승하고 최후의 꽃을 피운 그는 평생 선비로서의 풍모를 잃지 않았으며 늘 민족정신을 강조하고 실천했던 사회교육가이기도 했다.
제자 교육에서도 재주보다는 그림의 격을 중시했으며 산수화는 물론 사군자와 서예에 이르기까지 품격을 추구하는 서화로 일관하였다.
이번 전시는 '광주가 왜 예향인가?'라는 담론의 실천으로서 마련되었다.
광주의 위대한 예술혼인 의재 허백련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기 위한 것으로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가계와 생애'에서는 허백련의 가계와 지역적 배경 그리고 그가 어떻게 대화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
허백련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소치 허련(1808~1893)의 방계 후손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한학과 서화를 익히고 일본 유학을 통하여 화가로서의 뜻을 굳히게 되었다.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해 화려하게 전통화단에 등장하였다.
1937년 광주에 정착한 뒤 연진회를 결성하고 남종화의 부흥을 위해 매진하였다.
1977년 87세로 타계할 때까지 작품 활동과 함께 많은 제자를 양성하여 오늘의 광주 전통화단이 있게 하였으며 사회교육에도 남다른 업적을 남겼다.
제2부 '사승과 교유'에서는 그의 학문과 서화 수련의 배경, 교유관계 등을 조명한다.
허백련은 어려서 아버지와 당시 진도에 유배 온 대학자 무정 정만조(1858~1936)로부터 한학과 시문·글씨를 배웠으며, 소치 허련의 아들 미산 허형에게서 그림을 배웠다.
1910년에는 상경하여 신학문을 접하고 서화미술원에 드나들면서는 당대의 서화가들과 교유하였다.
일본 유학에서는 중국 서화의 명적名蹟을 접하고 일본 남화 부흥의 기수였던 고무로 스이운(1874~1945)을 만나 남종화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제3부 '예술세계'에서는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그가 지향하였던 예술정신과 이룩한 예술세계를 살펴본다.
허백련의 회화세계는 허련과 허형의 남종화를 계승하여 굳게 토착화한 것이다.
평생 산수화를 즐겨 그렸는데, 수묵과 담채(淡彩)로 그린 그의 산수화는 선이 부드럽고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의 산수화풍은 한국적이면서 호남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산수화들 중 '계산청취'는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추경산수'와 같이 1920년대 초기 산수화 양식을 보여준다.
溪山淸趣圖, 1924년, 지본담채, 141.0, 49.5cm, 윤영돈 소장
1940년대 의재산인 시기의 '금강산도' 병풍은 금강산 여행에서 스케치한 초본을 바탕으로 제작한 허백련의 실경산수화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허백련의 예술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인 '산수'는 허백련 특유의 화풍과 함께 명나라 말기의 서화가이자 이론가인 동기창의 '남북종화론'을 제발로 써놓아 형사를 지양하고 심의, 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허백련, 산수
또한 '춘설헌심화첩'의 경우 허백련 말년의 그가 평생 동안 즐겨 그린 소재를 한 화첩에 집대성하고 있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사군자나 화조·영모화 부분에서는 '사계화조' 8폭병풍이나 '이조명춘', '위진팔황'과 같은 다양한 상징성과 운치있고 담담한 품격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글씨에서도 명시와 명문장을 예서, 행서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1977년 허백련이 타계하기 직전 병상에서 쓴 '시'(도 100)는 평소에 그가 즐겨하던 시를 쓴 것이다.
제4부 '의재 허백련의 제자들'에서는 함께 뜻을 같이하여 만든 연진회의 화우들과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동강 정운면의 '산수도'는 연진회가 창립되던 해에 근원 구철우에게 그려준 것으로 전통 남종화풍으로 제작된 것이다.
허백련, 산수도
허백련의 가르침에 충실했던 소산 정규원, 춘포 허규 등의 전통적인 산수화와, 허백련의 동생 허행면의 '채광', 소송 김정현의 '유달청람'과 같은 실경작품이 선보인다.
또한 설춘헌 시기의 제자들은 허백련에게서 남종화의 정신과 기법을 수련하였지만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전통회화를 현대화하여 개성적인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