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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최강 맞아?' 7년 전과 너무 달랐던 쿠바



야구

    '아마 최강 맞아?' 7년 전과 너무 달랐던 쿠바

    • 2015-11-04 21:04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졸전 끝에 韓에 완패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7회초 루르데스 구리엘이 이대은으로부터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고척=박종민 기자)

     

    대한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역사적인 개장 경기는 한국과 쿠바 야구 대표팀의 경기다. '2015 서울 슈퍼시리즈'로 명명한 이 경기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 이후 7년 만에 열린 두 팀의 재대결이다.

    쿠바는 '아마 최강'으로 꼽히는 강호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5차례 모두 결승에 진출, 금메달 3개나 따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 랭킹도 3위로 8위인 한국보다 높다. 역사적인 고척돔구장의 첫 공식 경기 파트너로 손색이 없었다.

    빅토르 메사 쿠바 감독도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척돔 첫 경기는 역사에 남는 것만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한국 야구 수준이 높기 때문에 경쟁심을 느끼고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쿠바 리그 MVP인 요스바니 토레스도 "한국과 경기해서 영광이고 깨끗하게 모두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자 쿠바는 그 명성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물론 시차 적응 등으로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해도 실책을 남발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선발 투수 난조까지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야수들까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였다.

    쿠바 좌완 선발 요에니스 예라는 1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⅔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한 뒤 교체됐다. 쿠바는 2사 2루에서 한국 4번 타자 박병호(넥센)를 고의 4구로 내보내는 등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예라가 손아섭(롯데), 나성범(NC)에게 잇따라 적시타를 내줬고, 이후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한 뒤 교체됐다.

    '우리들이 1호다' 손아섭(왼쪽)이 4일 고척돔 첫 공식 경기인 쿠바와 경기에서 1회 적시타로 1호 타점을 올리며 한국 선수의 1호 안타를 날린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공격에서도 쿠바는 다소 무기력했다. 1회 2사에서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고척돔 1호 안타를 뽑아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2회 1사에서 요스바니 알라르콘은 한국 선발 김광현(SK)의 견제와 내야진 협살에 걸려 횡사했다.

    수비에서는 실수가 겹쳤다. 3회 1사에서 손아섭의 1루 땅볼 뒤 일부 쿠바 선수들이 이닝을 마친 줄로 착각하고 더그아웃 쪽으로 들어오다 자기 위치로 되돌아가는 해프닝은 애교였다.

    5회 김현수(두산)는 2루타와 박병호의 희생타로 3루까지 간 뒤 상대 투수 다니 베탄쿠르트의 폭투로 홈을 밟았다. 6회 1사 1루에서는 정근우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1루 주자 이용규(이상 한화)가 상대 송구 실책으로 홈으로 들어와 5점째를 올렸다. 중견수 송구를 받은 쿠바 3루수 구리엘이 정근우를 잡기 위해 1루로 송구한 게 빠졌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깔끔한 수비로 대조를 이뤘다. 4회 정근우가 구리엘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 아웃을 만들었다. 바운드 송구를 받은 1루수 박병호의 포구도 일품이었다.

    결국 한국은 졸전을 펼친 쿠바에 6-0 완승을 거뒀다. 쿠바 타선은 4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마운드는 볼넷 5개를 내줬고, 수비진은 실책 1개가 나왔다. 반면 한국은 무사사구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얼굴도 실력도 MVP'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에서 삼자범퇴로 4회초를 막아낸 이대은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물론 이번 대회는 오는 8일 개막하는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를 앞둔 평가전 성격이 짙다. 결전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럼에도 쿠바의 경기력은 이날 역사적인 고척돔 개장 경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시차 적응 및 컨디션 조절 문제가 컸을 수 있다. 쿠바 대표팀은 지난 2일 입국해 이틀 만에 실전에 나섰다.

    그러나 7년 전 쿠바 대표팀은 달랐다. 2008년 쿠바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고,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 1차전에서 쿠바는 한국을 6-2로 제압하며 야구 강국의 명성을 확인했다. 이후 2차전에서 뒤늦게 타선이 터진 한국이 15-3으로 이긴 바 있다.

    이날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경기 중간 중계 인터뷰에서 쿠바 선수들에 대해 "아무래도 시차 적응도 그렇고 컨디션이나 힘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 구속 148km를 찍으며 3이닝 2탈삼진 3피안타 무실점을 펼쳤다. 이어 김광현은 "7년 전에 맞붙었던 쿠바와는 달랐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실전 감각 끌어올리기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우완 이대은(지바 롯데)은 4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퍼펙트로 막아냈다. 최고 153km를 찍은 이대은은 경기 MVP에 올랐다. 타선도 김현수, 나성범의 멀티히트 등 두 자릿수 안타(12개)를 날리며 활발한 타격을 선보였다.

    경기 후 메사 감독은 "선발을 비롯해 이어 등판한 한국 투수들이 공을 잘 던진 게 사실"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컨디션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게 야구지만 쿠바도 7번 정도 기회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잘 못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일단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이 끝났다. 5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과 쿠바가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과연 쿠바가 2차전에서는 자존심을 회복할 경기력을 선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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