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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윤 "이우환 위작 버젓이 팔려…내가 봤다"



문화 일반

    최명윤 "이우환 위작 버젓이 팔려…내가 봤다"

    "부동산 투기판 된 미술시장이 위작 양산"

    - 화랑들, 위작 발각 후엔 "몰랐다" 반복
    - 과학적 객관적 감정방법 등장 기대
    - 천경자 고향 등졌다? 그렇게만 보기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

    어제 우리나라 미술계의 큰 별 천경자 화백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미 2달 전에 별세했는데 어제가 돼서야 세상에 알려진 거죠. 천경자, 그러고 보면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미술계의 손꼽히는 대가임에 틀림없는데 1991년부터 위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갈등 끝에 미국으로 건너갔고요. 우리 미술계와는 절연한 채 살았죠. 한국화단에 큰 자취를 남기고 간 천경자 화백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미술계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이 위작 논란, 이분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미술품 과학감정 전문가세요. 국제미술과학연구소의 최명윤 소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최 소장님, 나와 계시죠?

    ◆ 최명윤>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故천경자 화백. 우리 미술계에는 어떤 인물이었죠?

    ◆ 최명윤> 여성 화가를 대표하는 작가였죠. 일본에서 공부를 했지만 한국 전통 채색화를 제일 많이 그리신 작가로 알려져 있죠.

    ◇ 김현정> 그런데 1991년에 천경자 화백이 절필 선언을 합니다. 이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위작 논란 때문이었는데. 그 당시 어떤 정황들이 있었던 겁니까?

    ◆ 최명윤> 사실 모든 것이 확실하게 일반인들한테 알려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천경자 선생님이 처음에 그 그림을 보고 ‘내 그림 아니다’라고 얘기하셨을 때는 원 그림을 보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요. 당시에 움직이는 미술관이라고 해서 인쇄물로 그림을 복사해서 전시하는 그런 전시가 있었거든요.

    ◇ 김현정> 국립현대미술관에서요.

    ◆ 최명윤> 네. 그 그림이 원화를 4배나 5배 정도로 확대한 그림입니다. 천경자 선생님이 그 그림을 보시고 상당히 놀라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예. 그러니까 1997년에 그 당시 그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집에서 이 미인도가 나왔고 그래서 압류된 미인도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가 1991년에 지금 말씀하신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회에 출품이 된 건데 그걸 보고 천 선생께서 이건 내 작품 아니다 이렇게 말씀했다는 말씀이에요?

    ◆ 최명윤> 그런데 거기 걸린 그림이 포스터가 걸린 거죠, 인쇄물이.

    ◇ 김현정> 그러면 천 선생님한테도 분명히 다른 여러 화가들도 말씀하셨을 텐데. 이건 원화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천 선생님께서 계속...

    ◆ 최명윤> 그런데 천 선생님이 위작이라고 생각하실 수밖에 없었던 몇 가지 정황이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최명윤> 김재규 씨한테서 나온 그림이죠. 그 당시에 그 그림이 공손하게 그림의 대접을 받아서 나온 것은 아니죠. 압수가 된 그림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최명윤> 그 과정에서 그 그림이 과연 관리가 됐겠나 하는 겁니다. 상당히 문제가 많이 생긴 거고요. 선생님이 내가 그린 그림이라고 인정하시기가 아마 쉽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끝내는 마음속으로는 내 작품이라고는 생각을 하셨을까요?

    ◆ 최명윤> 반신반의합니다. 나중에 저하고 얘기하면서 그림이 손상되면 어떻게 된다라는 것을 상당히 많이 이해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의견을 꺾지 않으시더라고요.

    ◇ 김현정> 참 그런 갈등 끝에 결국 그런 거물이 우리나라 미술계와 절연하고 미국으로까지 떠나셨어요. 고향을 버리고 가셨어요. 그 모습 보면서는 얼마나 안타까우셨어요?

    ◆ 최명윤> 그런데 그건 저는 조금 달리 해석을 합니다. 물론 처음에 화가 나셔서 떠나셨죠. 그 다음에 돌아오셨었거든요.

    ◇ 김현정> 그런가요, 한 번?

    ◆ 최명윤> 한 번 돌아오셨다가 다시 나가신 건데. 그 다음에 과연 천경자 선생님이 그런 생각으로 한국을 안 오신 건지. 아니면 건강의 문제로 움직여지지 않았던 건지는 지금 가족 분들이 어떤 것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하게 알 순 없습니다.

    천경자 화백 (사진=자료사진 / ⓒ2006 HelloDD.xom)

     

    ◇ 김현정> 故천경자 화백, 두 달 전 세상을 떠난 소식이 이제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슬퍼하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최명윤 소장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좀 돌려보겠습니다. 우리 미술계의 위작 논란. 잊을 만하면 하나씩 터집니다. 최근에는 이우환 화백, 사실 이 이우환 화백의 작품은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한 작품이 23억 원에 낙찰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화백인데. 이 이우환 화백의 작품이 위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주에는 유명 화랑이 압수수색까지 당했습니다. 이 사건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최명윤> 이런 사건이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있어 왔는데.

    ◇ 김현정> 계속 있어 왔습니까?

    ◆ 최명윤> 그런데 유명한 분들 게 문제가 됐을 때 이슈화가 되는 것뿐이죠.

    ◇ 김현정> 이우환 화백의 작품이 정말로 위작들이 수 십 점, 많게는 수 백 점 유통되고 있다고 최 소장님도 믿으세요?

    ◆ 최명윤> 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확신하고 계십니까? 어떻게 확신까지 하실까요?

    ◆ 최명윤> 제가 직접 본 그림도 존재하니까요.

    ◇ 김현정> 보기에 딱 위작이었습니까?

    ◆ 최명윤> 아니요. 보기에 위작이 아니라 위작이라는 것을 알고 본 겁니다.

    ◇ 김현정> 이건 위작입니다,라고 하면서 소개하는 걸 보셨어요?

    ◆ 최명윤> 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위작인데 진짜인 것처럼 유통이 되고 있던가요?

    ◆ 최명윤> 그렇죠.

    ◇ 김현정> 어디서 보셨습니까?

    ◆ 최명윤> 그거까지는 말씀드리기가 그렇고요. 하여튼 제가 볼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이우환 선생님이 한국에서 위작 그림을 보시지 못하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그 부분을 질문 드리려고 했어요. 수 십 점, 많게는 수 백 점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이런 소문이 파다한데. 이우환 화백은 내 작품에 위품이 나올 수 없다, 나는 본 적이 없다 계속 이렇게 주장하고 계세요.

    ◆ 최명윤> 그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이우환 선생님한테 가짜 그림을 갖다 드리면 당연히 아시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죠.

    ◆ 최명윤> 그러니까 이우환 선생님한테 갖다드리는 그림은 당연히 좋은 그림들만 가지고 갈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우환 선생님은 가짜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최 소장님도 확신한다라고 지금 말씀하셨는데.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 최명윤> 일단 제일 잘못한 것이 저희들 같은 연구자들의 문제겠죠. 연구자들이 올바르게 연구해서 제대로 발표를 다 했었으면 이런 일이 많이 줄어들 수 있는데 그렇게 못한 책임이 제일 크고요. 그 다음에 미술시장이겠죠.

    ◇ 김현정> 시장.

    ◆ 최명윤> 미술시장에서 과연 좋은 그림만 유통이 되겠느냐.

    ◇ 김현정> 어떤 도덕적인 문제.

    ◆ 최명윤> 제가 볼 때는 가짜 그림이 정말로 어떤 때는 ‘야, 이런 걸 어떻게 걸어놓고 문을 열고 있지.’ 하는 그림들도 걸려 있거든요. 그렇게 됐을 때 뭐냐하면 그림을 볼 수 있는 눈보다는 돈으로 환산하는 거죠. 인기 작가 누구의 그림, 얼마짜리냐. 이것이 1년 후에 얼마가 될 것인가. 그것만 하니까, 생각하니까 위조 그림은 활개를 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 김현정> 지금 선생님 말씀하신 어떻게 저런 작품을 걸어놓고 진품이라고 팔까 하는 그런 곳이 허름하고 이런 유통상이 아니라 우리가 얘기하는 유명 화랑, 이른바 유명 화랑, 그런 곳에도 걸려 있던가요?

    ◆ 최명윤> 당연하죠.

    ◇ 김현정> 그런 곳에서 어떻게 위작인지 알면서 걸어놓을 수가 있을까요?

    ◆ 최명윤> 위작인지 알고서야 걸었겠습니까? 나중에 문제가 되면 나는 진짜인 줄 알았다. 똑같은 대답입니다. 제가 관여한 게 20년 됐는데 20년 동안 들은 똑같은 목소리입니다. 녹음기 틀어놓은 거하고 똑같습니다.

    ◇ 김현정> 그저 돈이 되고. 투기의 대상으로 미술을 보고 있는 건 아닌가.

    ◆ 최명윤> 미술품 애호가라기보다는 부동산 투기자 쪽이라고 생각하기 참 쉬운 이런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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