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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국정교과서? 차라리 안가르치는 게 낫다"



교육

    "역사 국정교과서? 차라리 안가르치는 게 낫다"

    특정 정권 이익 반영 위해 국정이 만들어져

    (사진=자료사진)

     


    -1973년 유신시절 박정희 정권이 처음 국정 강행
    -하나의 역사관으로 통일 해야 혼란 없다는 이유
    -국정교과서 폐해가 커져 2001년에 검인정으로
    -현재 북한, 방글라데시, 이란, 이라크 등만 국정
    -정권 이익 반영 위해 국정화 하려는 의도
    -국정은 역사를 역행하고 교육을 퇴행시키는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3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한철호 교수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 정관용> 방금도 언급이 됐었습니다만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어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그 필연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죠. 그동안 야당과 시민단체 반발을 의식했던 정부와 여당이 본격적으로 이 작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집니다. 전국에 교사 2250여 명이 반대서명을 한 바 있고 어제는 서울대 역사교수들이 교육부에 반대건의문까지 제출했습니다. 이 교수들의 반대의견 왜 그럴까요? 동국대학교 역사교육학과 한철호 교수를 연결합니다. 한 교수님, 나와 계시죠?

    ◆ 한철호> 네, 안녕하십니까? 한철호입니다.

    ◇ 정관용> 아직까지는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국정화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건 아니죠?

    ◆ 한철호> 네, 아닙니다. 그런데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부장관인 황우여 장관서부터 ‘국정이 필요하다’ 그런 언급들을 계속해서 해왔죠. 그리고 이 결정도 빨리빨리 내리겠다고 그러다가 여론의 추이를 보고 있는지 아니면 눈치를 살피고 있는지 이것이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스스로 판단해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죠.

    ◇ 정관용> 황우여 장관 같은 경우 국정이란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교과서라는 표현을 썼었죠?

    ◆ 한철호> 하나의 교과서가 국정밖에 더 있습니까? 그게 소위 말장난인데요. 국정 교과서가 하나밖에 없고 국정이 아닌 것은 당연히 검정이나 인정 또는 심지어는 자유발행제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경우 하나의 교과서가 단독으로 나온 것은 없었으니까 곧 국정을 가리킨다 해도 확실할 겁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는 현재는 검정체제죠?

    ◆ 한철호> 네.

    ◇ 정관용> 그래서 모두 몇 종이 지금 하고 있나요?

    ◆ 한철호> 지금 중학교 같은 경우는 한 10종 가까이 나와 있고요. 고등학교 한국사 같은 경우 지금 8종이 통과돼서 학교현장에서 역사교육에 쓰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초등학교도 배우나요?

    ◆ 한철호> 초등학교도 배웁니다. 초등학교는 그런데 예외적으로 좀 국정이 돼 있죠. 그래서 얼마 전에 초등학교 국정교과서가 마치 중고등학교를 겨냥해서 이점을 홍보하는 역할도 맡았었는데요. 오히려 국정으로 하다 보니까 정부 여당이라든가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교과서가 더 체계적이고 오류가 적기는커녕 더 많은 오류와 문제점들이 발견이 됐어요. 그래서 오히려 국정을 해야지만 하나의 올바른 사실 또는 하나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리킨다라고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주는 거죠.

    ◇ 정관용> 역사적으로는 어떻습니까? 우리 언제까지는 국정이었다가 언제부터...

    ◆ 한철호> 저희가 해방 직후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이 돼서 새로운 역사를, 올바른 우리의 역사를 되찾자 할 때부터 검인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쭉 유지가 돼 왔었죠. 그러다가 잘 아시다시피 1972년에 10월 유신이 단행됐고, 바로 지금과 비슷한 이유로 국론분열을 막아야 한다. 하나의 역사관으로 통일을 해야 혼란이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1973년 유신 다음 해부터 박정희 정권에서 국정을 강행을 한 것이죠. 그리고 지금도 그때나 지금이나 별 다른 바가 없어서 정말 우려가 됩니다.

    ◇ 정관용> 73년에 국정화가 돼서 다시 검인정으로 바뀐 게 언제입니까?

    ◆ 한철호> 그게 2001년에 들어와서 우리도 검인정 체제를 탈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정을 탈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정교과서가 폐해가 크다는 것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입증이 돼 있고 역사를 배우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사실을 올바르게 아는 것이 전제가 된 다음에 그러고 나서 올바른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정이 될 때부터 특정 정권이라든가 집단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해서 국정이 만들어지는 것 아닙니까? 북한의 경우를 보더라도 너무나 명명백백한 것이고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그 국정교과서가 돼서 역사왜곡이 더욱 심해지고 특히 선진국 중에서는 국정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국정하는 나라는 그야말로 조금 전에 말씀 드렸던 일당독재가 자행되고 있는 북한 그리고 방글라데시, 경제적으로 수준이 낮거나 또는 이란, 이라크 이렇게 특정 종교 세력에 있는 나라들. 그리고 진짜 돈이 없어서 검인정 제대로 해서 교과서를 발행할 수 없는 경제적으로 수준이 낮은 나라들에 불과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OECD에다가 세계 선진국이라고 일컫는데 국정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하여튼 어떠한 이유라도 역사를 오히려 역행하고 역사교육을 퇴행시키는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73년에서 2001년까지만 국정이군요.

    ◆ 한철호> 네, 맞습니다. 그래서 2001년에 들어와서 우리도 잘 살고 역사의식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으니까 우선 근현대사를 먼저 검인정으로 바꿨죠. 그래서 선택과목이 돼 있다가 그것이 노무현 정권 때 들어와서 그것을 확산시켜서 소위 말하는 국사라고 불리는 것들을 국사라고 하는 것도 좀 국수적인 냄새가 난다. 세계는 하나로 다 연결돼 있고 국제적인 상호이해와 평화와 공존이 없으면 안 되니까 우리가 국수주의로 나가서는 안 된다. 그 일환으로 명칭도 한국사로 바뀌었죠.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서 한국사로 바뀌어서 검인정이 됐는데요. 합격을 시켜놓고 한 달 만에 3분의 1일을 바꾸라고 하는 지시가 떨어졌어요.

    ◇ 정관용> 수정명령이죠.

    ◆ 한철호> 그때는 역사학회에서 지금처럼 정부나 교육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역사교육을 보다 효과적이고 또 올바르게 해보자 해서 역사학계 또 역사교육학계 또 다른 학계까지 합쳐서 2년 동안 치열한 논란이 오고 갔습니다. 올바른 발전을 위한 논쟁을 벌인 것이죠. 그래서 너무 중복되는 것도 있다는 지적도 있으니까 우선 첫째는 국사라고 부르지 말고 세계사와 한국사를 유기적으로 같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서 역사로 바꾸자. 교과서 안에 세계사와 한국사의 관련성을 부각시킨 역사교과서로 만들고 중복된다는 지적도 많았으니까 그러면 중학교에서는 주로 전근대사 위주로 배우고 고등학교에서는 근현대사 위주로 배우자. 그러면 중복도 없을 것이고 그리고 그전에 선택과목으로 하다 보니까 많은 학생들이 한국 근현대사를 제대로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채.

    ◇ 정관용> 선택을 안 하죠, 그런 건.

    ◆ 한철호> 네, 졸업하면서 우리 역사도 제대로 모르고 오히려 외국인보다도 수준이 낮으니까 그렇게 시기별로 구분하되 세계사를 통합해서 역사로 하고 중고등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모두 우리 통사를 한 번쯤은 배울 수 있게끔 하자. 그것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당시까지 하여튼 모든 여러 방안들, 협의하고 고민해서 만들어놨는데 그걸 만들어놓고 합격을 엄연히 시켜놓고 갑자기 현대사를 줄여라. 그래서 현대사 부분을 한 단원을 빼서 고대사를 한 단원 늘려라 이래서 결국 3분의 2를 한 달 안에 그것도 바꾸라고 하는 무리한 조치를 취했어요. 이게 말이 되느냐, 도대체. 합격하기 전에 하든가. 또 검정하기 전에 그렇게 하려면 좀더 시차를 두고 고민을 하고 좋은 방안을 만든 다음에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것이지 여태까지 정말 우리가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 정관용> 그래서 법정소송까지 갔잖아요.

    ◆ 한철호> 법정소송까지 가고 그랬죠.

    ◇ 정관용> 결국 그거 어떻게 됐죠?

    ◆ 한철호> 저희가 그때는 했고 다음에 강제수정명령이 또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그 이후에. 그래서 저희가 이건 교과서의 중립성, 자율성을 해치는 것이다. 역사를 정권이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특정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가와 민족은 그야말로 무한하고 미래의 주역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데 교육과정을 이렇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또 정권이 바뀌더라도 심지어는 전두환, 노태우 때도 4년 이전의 교육과정체제를 바꾸었거든요? 그것도 그냥 마구잡이로 바꾸라고 그러고 지금은 그것을 상식화시켜서 언제든지 새로운 교육과정을 모색한다는 명목 아래 언제든지 바꿀 수 있게끔 해 놨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난 과정 설명은 들었고 그런데 어쨌든 국정화를 추진하려고 하는 분들, 찬성하는 분들의 주장의 핵심은 이겁니다. 역사의 상상력이나 해석 개입하는 것 말이 안 된다. 철저하게 사실에 입각하면서 중립적인 시각을 갖춘 그런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들자. 이렇게 된 것이 교과서를 정치화하지 않게 하는 객관적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주장 안 됩니까?

    ◆ 한철호> 그거는 기본적인 전제가 우선 성립이 안 되는 게 이렇게 하려면 정치권에서 왈가왈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 줘야 되는데 실제로는 이게 여권에서 주도가 되고 그것도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주장이 되는 거거든요. 그 선례가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박정희 정권부터 국정화가 지금과 똑같은 논리로 자행이 됐단 말입니다.

    ◇ 정관용> 유신 직후에.

    ◆ 한철호> 네, 심지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도 왜곡을 시켜버렸어요. 그리고 당연히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하는 게 역사는 아니거든요. 그러면 역사를 배울 필요가 없죠. 암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그것을 통해서 얼마나 합리적인 평가와 영향력이 있었는지, 그 인과관계는 무엇인지 이것을 배우는 게 역사의 목적이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한철호>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우려면 뭐 하러 하겠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국정에서도 폐단이 많았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는데 그런 것을 무시하고.

    ◇ 정관용> 진짜 마지막 질문인데요. 보통 어떤 정책이든지 찬반이 팽팽히 대립되고 찬반이 다 옳을 수 있다, 이런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정말 딱 역사적으로 봐도 유신 시절에 했던 일, 지금 다른 나라에서는 북한이나 방글라데시, 이란 같은 나라만 하는 일. 이러면 참 누가 봐도 명분이 약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세요?

    ◆ 한철호> 글쎄요. 저는 정치의 정 자도 잘 모르지만 역사교과서가 미래의 주역들 또 현실적으로 따진다면 곧 이어질 유권자들을 양성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혹시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거나 또 강화하기 위해서 역사교육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밖에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비합리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랬다가 정권 바뀌면 자기네 반대되는 정권이 반대되는 역사를 만들면 어떡하려고요?

    ◆ 한철호> 맞습니다. 그래서 이 교과서 논쟁을 아까도 수정명령 내리고 교과출판사에서 강제로 고치고 이랬다고 그러는데 그때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다 합격시켰어요. 그때는 문제가 없었어요. 교과부도 문제가 없다고 그랬는데 오히려 지금 새누리당인가요? 예전에 한나라당인가요? 한나라당에서 먼저 그런 이의제기를 한 거예요. 오히려 거꾸로. 이게 너무 치우쳐져 있다고. 그러고 나서 이번에 와서 이명박 정권에 들어서 그렇게 거치려고 하다가 그 입장을 대변했던 한 교과서가 통과가 됐는데 너무 기본적인 것이 안 돼서.

    ◇ 정관용> 교학사 파동 아닙니까? 그게.

    ◆ 한철호> 네, 맞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름대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검정교과서를 출판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마땅치 않으니까 이제 다른 길은 없다.

    ◇ 정관용> 국정화밖에 없다?

    ◆ 한철호> 네, 국정화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철호>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동국대학교 역사교육학과 한철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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