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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접경지 아이들의 미소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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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접경지 학교 휴업, 대피령 이어져

    대피소로 지정된 화천 토고미자연학교에 마을 주민들과 함께 머물고 있는 반고은(오른쪽), 희은 자매가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강원CBS 박정민 기자)

     

    "학교 안가서 좋은데…채영이랑, 승규 빨리 보고 싶어요."

    언니 고은(11.화천 산양초4) 양과 함께 마을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반희은(8. 화천 산양초1) 양. 학교를 하루 쉰다는 사실에 순진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어울리던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게 아쉽다며 이내 표정이 어두워진다.

    수줍은 표정으로 동생의 얘기를 듣던 고은 양도 가만히 입을 연다.

    "저도 보고 싶은 친구 한 명 있어요. 서연이."

    장기화하고 있는 남북 긴장상태가 접경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일상마저 빼앗고 있다. 강원도 화천 산양초등학교는 24일 하루 개교 이래 처음으로 남북 긴장관계에 따른 휴업에 들어갔다.

    허연구 교장은 "6.25 전쟁을 빼고 학교가 남북 관계 때문에 수업을 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빨리 남북 관계가 정상을 되찾아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교장 역시 발령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 휴업 사태로 인수인계를 미루고 있는 처지다.

    '주인 잃은 텅 빈 운동장'. 남북 긴장 분위기 속에 24일 하루 휴업에 들어간 화천 산양초등학교. (사진=강원CBS 박정민 기자)

     

    재학생 25명 중 대부분은 아래 지방 친척집으로 부모와 함께 거처를 옮겼고 남은 학생들은 마을 곳곳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어른들과 늦여름 무더위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은, 희은 양 자매와 함께 화천 토고미마을 자연학교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어른들이야 이유나 알고 대피를 했지만 아이들이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며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이 왜 대피소에서 하루를 보내야하는지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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