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장로교의 날 행사 리포트를 보셨는데요. 장로교의 날 행사 취지 자체가 분열의 역사를 극복하고 개혁주의 신앙으로 하나가 돼보자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장로교단이 왜 이렇게 분열됐고, 연합의 가능성은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송주열 기자 나왔습니다.
송기자, 장로교단이 몇 개나 있죠?
[기자]
사실은 저도 잘 모릅니다. 공식적인 통계가 없을만큼 교단 세포분열이 엄청나게 진행돼 있습니다. 대략 200 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일반 시민들은 이렇게 장로교단이 많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함께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우 / 강서구 화곡동
“어찌보면 가지치기라고 생각해요. 가지치기 자기가 나가서 뭔가 해보겠다..”
[인터뷰] 한다슬 / 충남 당진군
“그냥 하나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하나밖에 없어서 그걸 보면 신기하더라구요. 그냥 너무 많으니까..”
장로교 이름 아래 교단이 여러 개인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많았는데요.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란 이름으로 출발한 한국 장로교회는 백여 년 만에 2백 50개까지 갈라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목사님들조차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먼저 하나의 장로교회에서 처음 갈라져 나온 곳은 고신입니다.
고신은 일제하 신사참배에 굴복한 장로교의 역사를 폐기해야 할 역사로 규정하고 고려신학교를 세우고 한국전쟁중이던 1951년 갈라져 나갔습니다.
그 다음에 갈라진 교단은 한국기독교장로회입니다.
해방 후 자유주의와 복음주의 노선 갈등으로 1954년 6월에 기독교장로회가 분립돼 나가게 됩니다.
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보여준 사회의식과 한국적 신학의 수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신과 기장이 분립한 이후 장로교는 거듭 분열을 이어갑니다.
1959년부터 세계교회협의회 WCC의 가입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었는데 WCC와의 유대관계를 찬성했던 측은 통합측, 이에 반해 WCC를 용공단체로 지목하고 반대노선을 걸었던 측은 합동측으로 갈라졌습니다.
고신과 기장에 이어 장로교회가 세번째로 가장 크게 분열하게 된 겁니다.
그 이후로도 장로교회는 많은 분열을 거듭하였는데, 기장과 통합은 분열하지 않은 반면에 합동측 내에서는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분열에 분열을 거듭했습니다.
[앵커]
어찌보면 한국 장로교회 분열사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과도 함께 해온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한데요.
교단 통합 움직임은 없나요?
[기자]
장로교단들이 지난 2012년 한국장로교 총회 설립 100주년 대회를 치르면서 연합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26개 주요 장로교단으로 구성된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의 주도로 한 교단 다 체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교단 다체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총회’란 하나의 이름을 사용하되 현재 각 교단의 정치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겁니다.
현재 확실하게 ‘한교단 다체제’를 결의한 교단은 예장 통합과 백석, 한영측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 최대교단인 예장 합동과 기장이 한장총 한교단 다체제에 소극적이라는 겁니다.
한장총은 한교단 다체제를 결의한 교단이 7개 이상이 되면 일단 창립총회를 연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단 대 교단 통합 논의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장 백석과 대신측은 지난해 12월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통합선언총회를 열고 양 교단이 하나가 되는 교단 통합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사실 이 두 교단 목회자들 상당수가 과거 대한신학교 출신이란 점에서 통합논의가 급물쌀을 탔습니다.
[녹취] 장종현 목사 / 예장 백석 총회장
“대신과 백석 양 교단은 한국 교회에 아픔으로 남아있는 ‘분열’의 죄를 회개하고, 갈라진 교단을 하나로 모아 열정적인 선교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이밖에 예장 고신과 합신도 신학적 전통이 같기 때문에 매년 총회때마다 통합을 위한 헌의안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송기자 덕분에 장로교단 분열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