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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발병국에 기후변화 후퇴국…추락하는 국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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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발병국에 기후변화 후퇴국…추락하는 국가 이미지

    기후변화 역주행하는 한국, 배출전망치 현실반영 여부도 논란

    나사(NASA)가 예측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도 상승 예측 모델 (사진제공=NASA)

     

    최근 외신에 한국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메르스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대한민국을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칭찬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에는 거꾸로 합동평가단을 꾸려 현장 조사에 나섰다. 사스로 홍역을 치렀던 중화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메르스가 잡힌 이후에도 한국은 외신에 자주 인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지난해 국제사회가 합의한 ‘후퇴방지’ 원칙을 깨고,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후퇴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2030년 감축목표, 2020년 목표보다 후퇴

    지난 11일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안은 기존 배출전망(BAU) 대비 14.7%를 감축하는 1안(2012년 배출량 대비로는 +5.5%)부터, 31.3%를 감축하는 4안(2012년 대비 -15%)까지 4개가 제시됐다.

    가장 강력한 4안이 채택되더라도 이미 우리나라가 2009년 국제사회에 자발적으로 공약한 2020년까지 BAU대비 30%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에대해 국무조정실 녹색성장지원단 임석규 부단장은 "4개안을 보면 어떤 안이라도 2020년 감축목표 달성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2030년 목표가 확정되면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2020년 목표를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정부안 (부처합동 발표자료)

     

    과거 교토의정서 체제를 탈퇴해 비난을 샀던 미국도 이번에 유엔에 제출한 2020년 이후 감축목표(INDC)에서는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를 26~28%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온실가스를 26% 감축하겠다는 안을 놓고 의견수렴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4안인 2012년 대비 15% 감축과 비교하면 훨씬 더 진전된 안이다.

    ◇ 미국, 일본에...중국도 진전된 감축목표 제시 예상

    게다가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회피해왔던 중국도 이번에는 203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 정점을 찍겠다는 원칙 아래 감축목표를 짜고 있다.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된다. 중국도 감축목표를 빠르면 이달 중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유엔에 제출한 가봉이나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들 가운데서도 감축목표가 완전히 후퇴한 나라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감축목표 후퇴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020년 이후에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된다. 이를 ‘신(新)기후체제’(post-2020)라고 하는데, 2020년 이후 감축목표(INDC)를 올해 10월까지 전세계 대부분 국가가 제출하게 된다.

    이 감축공약을 종합해 보고서가 만들어지면, 12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감축의무를 지는 신기후체제의 청사진이 이번 파리 회의에서 확정된다.

    이에대해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전세계 모든 나라가 탄소 중립이라는 하나의 종착지를 향해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놓여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각 나라마다 속도는 다를 수 있다. 빨리 달리는 나라가 있을 것이고, 그보다 천천히 달리는 나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탄소중립 고속도로...역주행하는 한국

    그러나 탄소배출량 세계 7위인 한국은 정부안대로라면 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유일한 나라가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의제를 주도해 나가는 선진국은 물론 기후변화로 이미 재앙을 맞고 있는 후진국까지, 우리나라를 향한 비난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왼쪽에서 세번째)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부처합동으로 공개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정부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규석 기자)

     

    외교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해놓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외교부 이성호 국제경제국장은 “우리가 2009년에 발표한 내용은 의무가 아닌 자발적 공약이었고, 일단 4가지 안 중에 하나가 확정이 되면 그 안에 대해서 우리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해나갈 의지가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과거에 우리가 발표한 공약은 자발적이지 의무적인 것이 아니었고, 이번에 발표한 목표가 이전보다 더 현실성이 있다는 점을 설득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행태가 특수하다는 상황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나승식 에너지수요관리단장은 "우리나라는 발전으로 대표되는 전환부문과 산업계 쪽에서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것이 많아, 배출하는 특성이 다른나라에 비해 조금 독특하다"며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해서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배출전망치, 현실 제대로 반영했나

    그러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됐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여전하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산정하면서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08%로 잡은 것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013년 32.9%에서 2030년까지 36.1%까지 확대된다고 가정한 것도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도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정부안은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추가로 짓기로 한 원전 2기는 이미 1안에 들어가 있고, 여기서 3안과 4안까지 넘어가려면 원자력 비중을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이미 단위면적당 사용후 핵연료가 세계 최대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추가적인 원전 건립에 대해 국민적인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감축 시나리오 가운데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입지선정부터 사용후 핵연료 처리까지 모든 비용을 감안하면, 원전보다는 태양광이나 풍력의 발전단가가 더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다. 점점 단가가 낮아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활용 계획이 감축계획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또한 논란거리로 등장할 전망이다.

    ◇ '2도 목표' 미달되면 한국부터 압력

    유엔 기후변화협약이 전세계 국가들에게 감축목표를 제출하도록 해서 이를 취합하는 이유는 각국의 감축목표를 종합한 총량이 지구 온도상승을 2100년까지 섭씨 2도 이하로 묶을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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