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중국 주재 한국대사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가 한반도에 배치되더라도 북한 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12일 방송된 홍콩 봉황(鳳凰)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사드는 미사일이 상승하는 단계가 아니라 떨어질 때 요격하는 종말단계 무기체계"라며 "기본적으로 북한 미사일 외에 우리나라를 지향하지 않는 미사일에는 전혀 쓸모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MD)가 현재 중국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사드가 배치될 경우) 수반되는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본토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레이더도 사거리 제한이 있고 고도 제한이 있어 중국이 우려할 바는 아닌 것 같은데 (중국의 입장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일각에서 꾸준하게 사드 배치를 거론하는 근본 원인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증대시키며 역내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역내 불안정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한국은 물론 중국에도 안보적 차원이나 전략적으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6자회담과 관련, 김 대사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은 없고 재개 원칙이 있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 자체는 큰 의미가 없으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가 재개 원칙"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지난 3월 31일까지 신청하면 AIIB 창립 회원국 자격이 있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신청했는데 이를 두고 늦었느니 미국의 눈치를 살폈느니 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대한 한국의 참여 여부와 관련, "국익을 따지면서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결정할 것이며, 결정에 따라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