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신경세포에서 '신경능선세포'를 제거한 뒤 이를 동물에 이식하면 암 등 이상 조직이 발생하지 않았다(이미지=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 제공)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특정 세포로 분화시켜 세포치료제로 사용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전성이다.
분화된 줄기세포를 이식할 때 예상하지 못한 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애초 분화된 세포에 섞여 있는 미분화 세포를 발암 원인으로 생각했지만, 미분화 세포를 완전히 제거해도 종양은 발생했다.
발암의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니 줄기세포 치료제 안전성 문제 해결은 난망 상태였다.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팀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았다.
김동욱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나 iPS세포로부터 분화된 신경세포에 항상 소량의 '신경능선세포(neural crest cell)'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경세포와 신경능선세포는 발생학적으로 기원이 같고 모든 분화 신호물질을 공유한다.
따라서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하면 반드시 신경능선세포가 함께 생성되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이 신경능선세포가 발암의 원인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게다가 김 교수팀은 신경능선세포 표면에는 신경세포에는 있는 '피에스에이엔켐(PSA-NCAM)이라는 물질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팀은 PSA-NCAM과 결합하는 '필터'를 이용해 분화된 신경세포에서 신경능선세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김동욱 교수는 6일 "분화된 신경세포에서 신경능선세포를 제거한 뒤 이를 동물에 이식했을 때는 암 등 이상 조직을 전혀 생성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RELNEWS:right}신경능선세포가 제거된 순도 높은 신경세포는 뇌졸중과 척수 손상 동물 모델에서 매우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신경능선세포는 두개골 형성 등에 필수적이지만, 줄기세포에서 분화된 신경세포에 섞이면 일종의 '불순물'로 작용해 암 등 이상 조직 생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김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 공식 학술지인 '스템셀리포트(Stem Cell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관련 내용을 특허로도 출원한 김 교수팀은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척수 손상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