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5일은 예수께서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신 부활주일이었는데요. 하지만 한국교회가 진정한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입니다.
부활절 이후,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모습을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한국교회가 진정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를 살펴봅니다. 보도에 이승규 기잡니다.
[기자]
지난 부활주일, 5백 여 명의 기독인들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날 예배에서 메시지를 전한 안산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의 일침은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설교] 박인환 목사 / 안산 화정교회
"소외되고 척박한 갈릴리가 아니라 화려한 예루살렘을 향해서만 눈길을 주고 있는 교회. 억눌린 자, 소외된 자, 병든 자, 가난한 자가 아니라 힘 있는 자, 기득권자들의 편에 서는 교회.."
박인환 목사의 쓴소리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한국교회가 화려함에만 눈길을 줬던 건 아니었습니다.
일제 시대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독재 시대에는 민주화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한몸에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부 대형교회와 목회자들의 비리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재산을 놓고 싸우는 모습과 교회의 세습, 무리한 건축으로 인한 예배당 경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오히려 기득권층의 논리에 앞장 서는 듯한 한국교회의 모습에 사람들은 실망했습니다.
특히 사회적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일부 교회들의 세습은 신뢰도 하락에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한국교회가 좀 더 낮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면 아직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방인성 목사 / 함께여는 교회
"한국교회가 이 땅의 아픔과 이 땅의 고통과 이 땅의 가난을 억울함은 짊어지고 함께 십자가의 길을 간다면 한국교회도 다시 부활 신앙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가난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기득권층의 이익보다는 사회적 약자들의 마음을 대변할 때 한국교회는 다시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귭니다.
[영상 취재 정용현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