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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한국 교육 파행, 대학 교수 도덕성과 유관"

손봉호, "한국 교육 파행, 대학 교수 도덕성과 유관"

  • 2005-02-14 02:01

"영원불변한 윤리적 규범은 정직과 공정성"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수능시험부정사건에 이어 교사가 학생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해 주는가 하면, 설날 연휴에는 유산 분배에 불만을 품은 가족들 사이에 살해 참극이 빚어지기도 했는데요. 최근 전직 장관과 전ㆍ현직 대학 총장 등 우리 사회의 원로들이 이 같은 인성교육 붕괴현상과 우리 사회의 윤리 붕괴현상에 석고대죄하고 회초리를 들어 스스로 때리는 그런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윤리 붕괴현상에 대안은 있는지 이번 퍼포먼스를 주체한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을 만나봅니다.


▶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


◎ 사회/정범구 박사>
어떻게 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는가?


◑ 손봉호 총장>
먼저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자신부터 먼저 고치자는 자승자박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고, 우리가 어떤 약속을 해놓고, 그 약속에 매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물론 우리가 말로만 말을 많이 했는데 언론도 관심을 안 쓰고, 시민들도 관심을 안 쓰니까 색다른 방식으로 교육적 효과를 얻어 보자는 의도가 주가 됐다.


동시에 우리가 그런 퍼포먼스를 하면서 우리 자신이 정말 모범을 보였는가 하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하는 그런 효과도 있고, 또 공중, 언론 앞에서 그렇게 함으로 우리가 정말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자승자박의 효과도 거두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하게 되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인생에 큰 오점 없이 살아오신 분들이 스스로 회초리를 들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말리거나 하는 분들은 없었나.


◑ 손봉호 총장>
그렇지 않았다. 퍼포먼스 할 때 이미 우리 자신이 왜 석고 대죄하는가 하는 것을 설명했다. 윤리학 교수로서 일생을 그렇게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이렇게 된 것은 우리가 잘못 가르쳤고, 우리가 이 운동을 시작할 때 사회 모범이 되자 또 열심히 가르쳐 보자고 했는데 과연 우리가 그렇게 했는지, 결과적으로 우리가 실패한 것은 아닌지, 그것을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동덕여대 총장을 맡으신지 얼마나 됐나?


◑ 손봉호 총장>
이제 4개월 조금 넘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그동안 한국외대와 서울대학에서 보직 없이 학자로서만 생활하시다가 학내 분규가 많았던 동덕여대 총장으로 가셨는데, 총장 임명 소식을 들으셨을 때 찬물을 들이키셨다는 얘기가 있다. 무슨 말인가?


◑ 손봉호 총장>
내가 30년 동안 교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보직은 안 맡았다. 그런데 갑자기 요청이 와서 처음에는 사양을 했었는데, 느닷없이 이사회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연락이 와서 어떤 점에서 감옥에 갇힌 느낌이 들었다. 그게 뭔가 하면 내가 그동안 그래도 큰 탈 없이 사람들한테 욕 안 먹고 그렇게 일생을 보냈는데 마지막 판에 이 중요한 직책을 맡아서 제대로 못하면 내 일생이 망가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니까 굉장히 떨렸다. 그 두려움 아직까지 좀 남아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막상 학생들 가르치고 연구하시는 것만 하시다가 행정을 하시는 건데 어떤 점이 제일 어려운가?


◑ 손봉호 총장>
제일 어려운 것은 사람 다루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이론, 사색 이런 것만 취급을 했으니까 비교적 단순한 삶이었다. 학문의 세계라는 것은 사실 단순하다. 학자의 생활도 단순하고, 하지만 사람을 다루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다 있고, 또 사람마다 욕구가 다르고 이상, 가치관이 다르니까 사람들로 하여금 힘을 합쳐서 동일한 목적을 향해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기존에 내 삶과 큰 차이가 있는 걸 발견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기독교 윤리 운동을 오래 하셨고, 또 윤리학도 오래 하셨는데 사람이 갖고 있는 본성이라는 것을 어떻다고 평가할 수 있나.


◑ 손봉호 총장>
최근의 철학에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논하지 말자는 경향이 많다.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 즉, 생존 욕구 이런 것은 분명하다. 현대 사회에서 생존 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힘이라는 것이 돈, 권력 이런 것이 다 힘인데, 자연적으로 이 힘을 얻고자 하니까 힘이라는 게 희소가치 혹은 배타적이다. 한 사람이 많이 가지면 다른 사람이 적게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경쟁이 생기게 되고, 이 경쟁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나는 본다.


결국, 이겨야 하기 때문에 힘을 가진 사람은 그 힘을 이용해서 가능한 한 더 큰 힘을 얻고,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약한 사람을 억누르고, 해를 끼치는 이런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자는 것을 윤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총장자리에서 바라보는 인간들의 구체적인 모습은 그 전과 달라지던가?


◑ 손봉호 총장>
역시 그렇다. 아주 구체적인 실제의 인간은 자기에게 이익이 생겨야 움직인다. 이상에 호소하고, 합리성에 호소하고, 물론 지식인들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지만 평균적인 시민들은 역시 자기에게 이익이 생겨야 움직인다. 나는 현실적인 윤리학을 주장하는데 그것의 이름을 합리적 이기주의라고 붙었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안 본다. 오히려 이익이 된다. 그런 것을 내세움으로 너무 얄밉게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그게 결과적으로 이익이 아니라 손해를 본다는 것을 설득시켜 보려고 노력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한국리더쉽센터에서 100명의 CEO에게 추천을 받아 전국 1762명의 네티즌 대상으로 가장 신뢰받는 리더를 부분별로 조사한 게 있는데 교육 부분에 손봉호 총장께서 1위로 올라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손봉호 총장>
상당히 과대평가해 주시는 것은 아닌지 부담이 된다. 사실 젊을 때는 사람들이 칭찬해 주면 우쭐해지고 그랬는데 나이가 드니 그런 모든 것들이 부담이 되고, 어쩔 땐 솔직하게 내가 위선자가 아닌가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대단한 것인 것처럼 보여서 결국 그런 것은 아닌지 어쩔 땐 양심에 가책도 받고 그런다.


◎ 사회/정범구 박사>
그래도 혹시 자신한테 있는 이런 점을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것은 같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있을 것 같은데.


◑ 손봉호 총장>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있다. 현대 시민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정직과 공정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항상 정직하고 공정한 것은 아니지만 의식적으로 노력은 한다. 가령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본능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도, 그것이 과연 공정한지 또 내 편을 내가 자꾸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이런 것을 조심하려고 노력 한다. 또 정직성도 어쩔 때는 조금 과장하고 싶고, 숨기고 싶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는 생각을 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원래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한테는 엄격하지 않나.


◑ 손봉호 총장>
그렇다. 자기를 안다는 것도 힘들고, 자기가 정말 공정, 정직한지 스스로 평가하기 참 힘들다. 노력을 할 뿐 내가 공정하다 정직하다. 그렇기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봐 줘야지 내가 스스로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지난번 회초리 드실 때 우리 교육이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 해보셨을 것 같은데.


◑ 손봉호 총장>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유교 국가고, 유교에서 입신 양면이라는 것이 삶의 목적이 돼 있다. 다른 종교와 달리 유교는 내세라든 인격적인 신이라든가, 이런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데 출세하는 방법이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는 과거제도 이런 전통에 따라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었다.


그런데 이 교육의 내용이 옛날에는 가령 상당히 주관적인 평가 즉, 저 사람이 지식도 있지만 인간도 제대로 되먹었다 하면 그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시민사회가 되고 주관적인평가에 대한 불신이 생기니까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무시할 수밖에 없게 돼 버렸다. 저 사람이 얼마나 착한지 그런 것은 시험관이 점수를 매길 수 없으니까 자연히 대학도 객관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것만 기준으로 학생을 뽑다 보니까 결국은 학생들도 그런 것에만 관심을 쓸 수밖에 없다. 또 고등학교나 학부모들 모두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에 우수한 학생을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학생의 착함이나 정직함은 상대적으로 무시 할 수밖에 없겠다. 이것이 우리 문화와 관계있다고 생각 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최근에 나타나는 문제는 지난해 일부 사립대학에서 있었던 고교등급제 논란이라든가 최근 강남지역 출신 아이들이 서울대학에 들어오는 비율이 높아진다든가 이런 것을 보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과거의 신화, 콩나물 집 아이도 서울대가서 판검사 되고 한다는 신화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사회도 교육이 세습되면서 신분상승의 문이 점점 닫히는 것은 아닌지, 또 사법개혁의 일환인 얘기지만 로스쿨 같은 것도 만약 도입이 된다면 우리 사회의 신분은 고착화 되는 것은 아닌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손봉호 총장>
나도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대학 입시 제도가 존재하면 결국은 그런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 제도를 바꾼다고 하는 말은 대학이 상당히 주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점수화할 수 없는 어떤 것 가지고도 학생을 뽑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해 학부모나 사회가 불신을 한다.


불신을 받을 만한 짓을 과거에 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한국 교육이 파행하는 것은 대학교수들의 도덕성과 관계있다고 믿는다. 대학이 만약 과거에 학생을 평가할 때 정말 자기 나름대로 공정해지려고 노력하는 그런 관점에서 학생을 뽑았더라면 사회로부터 그렇게 불신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또 객관적인 평가는 점수를 중요시하다 보니 점수 올리는 과외 그것만 잘 받으면 좋은 학교 가고, 도덕성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사회 부조리의 하나의 근원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의도적으로 불공정해서는 안 된다. 자기 나름대로 공정하게 비록 이 학생은 점수는 좀 나쁘지만 인성이 되어 있다. 이런 학생을 제대로 뽑겠다는 풍토가 형성되고, 그것을 시민들과 학부모들에게 믿음을 준다면 지금 이런 문제는 훨씬 해결될 수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문제는 서로 못 믿는다는데 있겠다.


◑ 손봉호 총장>
그렇다. 그것을 평가하는 사람의 도덕적 권위가 확고하면 그런 불평은 못한다. 정범구 박사도 독일에서 공부했지만 독일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비 투어라고 해서 대입시험을 자기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그 학교 선생님들이 감독, 채점하고 그럼에도 공정성에 대해 인정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성적 부풀리기 운동, 그런 관행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것이 그 사회의 도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 중에 때만 되면 다시 논란이 되는 것이 고교 평준화 논란이다. 실제로 사립대학 총장을 하시면서 과거에 보셨던 것과 현장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손봉호 총장>
예전부터 고교 평준화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교육의 기회균등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회균등과 평준화가 반드시 동일한 것은 아니다. 자기 능력과, 자기 기호 혹은 재능에 따라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무조건 동일한 학교에서 동일한 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교육의 동일 기회 균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대학에 들어 갈만한 능력을 갖고 있는 않은 학생을 억지로 인문 고등학교에 보내 과외를 많이 하게해서 대학에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을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일찌감치 직업을 택해 직업 교육을 한다는 것이 그 사람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고등학교에서 환상 속에서 공부를 하게하고, 과외로 엄청난 돈을 들이고, 대학에 낙제해 버리면 그것이 어떻게 인도주의적으로 옳다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환상을 가지고 사람을 속인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고교 평준화 문제의 더 본질적인 문제는 고등학교 때부터 일류, 이류, 삼류로 나누고 고등학교입시부터 아이들이 입시에 뛰어들게 하느냐 현재의 현행과 같은 고교 평준화를 유지하느냐는 문제인데.


◑ 손봉호 총장>
물론 경쟁을 과외나 이런 것을 어느 시기에 시작하도록 만드느냐는 것인데 지금은 어차피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 고등학교까지 무시험으로, 추첨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그때만 과외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중,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추려내서 불필요하게 과외를 안 받도록 하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사회적으로도 비용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총장님께서는 오랫동안 기독교윤리 운동을 해 오셨고, 또 우리 사회에서 요새 편 가르기 하는 식으로 보수, 진보하면 보수 쪽으로 분류를 하고 그랬는데 사회가 변하면서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제기되는 것들이 많다. 우선 호주제 폐지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 손봉호 총장>
호주제 폐지는 전부터 찬성을 했다. 나 자신을 보수다 진보다 분류하진 않는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어떤 윤리적 가치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지만 그 외에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념적인 자유주의자는 아니다. 자유주의는 인간을 낙관적으로 본다. 우리 사회가 그 정도로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연이나 본능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사회가 상당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것이 책임 하에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보수적인데 그 외에는 이제까지의 시행착오를 너무 무시하지 말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도라던가 관습이라고 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너무 쉽게 무시하지 말자는 것이지 이제까지 있는 것을 다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호주제 같은 경우는 현대 사회에서 맞지 않기 때문에 바꿔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동성애자들에 대한 서클 모임이 각 대학별로 있다고 하는데 기독교윤리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 손봉호 총장>
반대를 해 왔는데 아직까지 확실히 모르는 것이 동성애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그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만약 생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선천적이라는 것이 확실하다면 반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후천적인 것이라면 인간에게 어떤 약점들이 들어 있지 않나 경향 같은 것이 있지만 그것을 우리가 참아야 하는 것처럼 동성애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가령 성격이 급한 사람은 좀 참고 급한 성격을 완화하기를 하기를 노력하는 것처럼 동성애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경향이 있더라도 조금 참아서 억제를 하고, 사회 질서를 위해서 결혼 쪽으로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결정이 됐다면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네덜란드에서도 공부하셨는데 거기는 동성애자들의 결혼도 합법화하고, 입양권, 재산분할권을 다 인정하지 않는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보나.


◑ 손봉호 총장>
네덜란드는 너무 앞서 간다고 생각한다. 가령 남자 둘이 부부로 살면서 애를 양육해도 되겠는가, 난 하나님이 남자 여자를 서로 다르게 만들어 놓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려면 작은 변화에 관심을 써야 애를 정상적으로 키울 수 있지, 여자가 남자처럼 넓게 본다고 하면 애를 제대로 키울 수 있겠는가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역시 어머니와 아버지가 필요하지 남자 둘 혹은 여자 둘이서 애를 키우는 것은 적어도 지금 주어진 이 상황에선 정상적인 교육을 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네덜란드는 마약도 합법화되어 있는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손봉호 총장>
네덜란드 마약정책에 대해 반대한다. 사실 주위에 있는 나라로부터 엄청난 욕을 먹고 있다. 내가 공부하러 간 60년대는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정직한 자유로운 나라였다. 지금 암스테르담에 가면 우리나라 관광객 중에 도둑 안 맞는 사람이 거의 없다. 범죄의 소굴이다. 내가 한번 운전 면허증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니까 책방주인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정도다. 도덕성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나는 대마초 같은 것이 개인의 것이지만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윤리라는 것을 정의하기는 직접 혹은 간접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정의한다. 대마초 같은 것이 만약 중독이 돼서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네덜란드식 사고 마약을 허용한 논리가 마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도하게 제재하면 마약이 결국 음성적으로 유통이 돼서 마약 가격이 높아지고, 범죄가 많아져서 차라리 오픈 시키는 것이 범죄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지 않으냐는 논리로 합법화시켰을 텐데.


◑ 손봉호 총장>
공창제도도 마찬가지다. 공창제도에 대해서는 오히려 그 나라의 결론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때 공창을 없애버리면 결국 주택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어떤 구역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 하도록 했던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약 같은 경우는 네덜란드가 성공한 것 같지 않다. 그 나라 말로는 마약을 합법화하면 범죄가 줄어든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주위 나라보다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암스테르담 같은 경우는 사람이 살기 힘든 도시가 되고 말았다.


◎ 사회/정범구 박사>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손봉호 총장>
정말 그 사람이 양심적으로 그렇게 판단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허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사회처럼 병역을 깊이 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는 그것이 정말 양심적인지 구별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을 악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


네덜란드도 그런 제도가 있다. 거기에는 심리학자, 종교지도자 이런 몇 사람이 위원회를 만들어서 그 사람들을 신문하고, 철저히 조사해서 이 사람이 정말로 자기 확신에 따라 병역 거부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대체복무를 시킨다. 대체복무는 상당히 불리하다. 현역보다 기간도 길고, 고생도 많이 한다. 우리나라도 그것만 확실히 할 수 있다면 대체복무도 가능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전쟁이 났을 땐 조금 문제가 다르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목숨이라는 것과 관계되기 때문에.


◎ 사회/정범구 박사>
윤리철학을 하시는 입장에서 과연 우리 사회의 변화를 어떤 입장을 갖고 받아들여야 할지 질문 드리고 싶다.


◑ 손봉호 총장>
윤리를 단순히 주어진 규범대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긴다. 직접 혹은 간접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지, 안 끼치는지 그걸 따지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원불변하게 주어진 윤리적 규범이 몇 가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 정직과 공정성 그러나 어떤 상황에는 거짓말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칸트 시대에 유명한 논란이 있었지만 악한 사람이 선한 사람을 잡으려고 죽이려고 할 때 거짓말을 해야 하나 그런 문제가 생기는데 그럴 때는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악한 사람은 진실을 받을 자격이 없다. 사실을 수용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즉 규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지 아닌지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치는지 그것을 가지고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과연 실정법과 인간의 정직성, 인권이라든지 인도주의 이런 것이 만약 충돌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 손봉호 총장>
악법도 법이다는 말은 악법일 때 법을 어겨 그 법에 해당하는 벌을 받을 각오가 있다면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가령 양심적 병역거부도 그 중의 하나지만 시민 불복종운동을 하는 사람은 법을 어기지만 그 현행법에서 요구하는 법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을 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양심에 어긋남으로 나는 벌을 받지 않으면서 법을 어기겠다고 하면 사회질서가 엉망이 된다. 물론 우리는 악법을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악법이 존재하는 한 그 악법에 대해 벌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


◑ 손봉호 총장>
사립학교가 그동안 비리가 너무 많았고, 설립자나 혹은 재단이 횡포를 많이 부렸기 때문에 사립학교개정법이 나온 이유를 충분히 이해를 하고, 또 얼마 전 사립대학총장들이 모인 곳에서 그 강의를 했다. 우리 대학들이 도덕적 권위를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고, 그런 의미에서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회/정범구 박사>
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가면 압도적인 다수가 사립학교법개정에 반대하는 입장 일 텐데.


◑ 손봉호 총장>
그래서 그 강의를 하고 도망을 쳤다. 난처하게 돼서(웃음)


◎ 사회/정범구 박사>
얼마 전 있었던 강의석군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 손봉호 총장>
강의석 군의 주장은 옳다고 본다. 자기가 원해서 그 학교에 갔다면 문제는 다르지만 지금처럼 평준화해서 자기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학교에 가는 그런 상황에서 그 학교가 그것을 요구할 수 없다고 본다.


고교평준화 그 자체가 사실 위헌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특별히 종교 선택의 자유 이것을 사실상 허락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금 있는 제도에서는 강군의 주장이 옳다고 본다.


◎ 사회/정범구 박사>
하이패밀리모임의 대표를 맡고 계신데 무슨 모임인가?


◑ 손봉호 총장>
가정을 보존해 보자는 그런 운동이다. 그 중에 하나가 이혼하기 전에 냉각기간을 좀 주자, 그리고 상담을 좀 받도록 해서 가정 하나라도 덜 파괴 되도록 해보자는 시민운동이다. 사실, 가정이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 안정에 기초인데 너무 빨리 파괴되고 있어서 걱정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가정이 해체된다고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심각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보면 산업화 즉 사회 변화와 같이 가는 것 아닌가?


◑ 손봉호 총장>
불가피하지만 그러나 속도를 좀 줄여야 하고, 불가피해도 가족은 유지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가령 미국 같은 경우는 50%가 이혼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낮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 가정이 파괴되면 결국 거기서 자라나는 청소년 가운데 상당수가 비행 청소년이 되고, 결과적으로 그 사회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불가피 하더라고 우리 가정은 가능한 한 건강하게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우리나라처럼 기독교의 전도 속도가 빠른 나라는 없지 싶은데 예를 들면 독일 같은 경우는 전 국민의 98% 이상이 교회 세를 낸다고 한다. 그러면 국민 대부분이 다 기독교 신자인데 잘 아시겠지만 평생에 3번 교회 간다는 것 아닌가 즉 태어날 때, 결혼 할 때, 장례식 할 때 물론 과장이지만 기독교의 본산인 서구국가들의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잃고 있지 않은가 한국 교회의 앞날과 관련해서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게 있는가?


◑ 손봉호 총장>
그렇다. 한국교회도 정신을 안 차리면 그와 같이 된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지금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말하자면 결국 기독교가 가장 기본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 뭔가에 대해 충실해야 할 텐데 너무 자본주의에 영향을 많이 받고, 너무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요소를 비판하거나 고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기독교가 무슨 필요가 있는지 많은 사람에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 사회/정범구 박사>
또 하나 유럽의 기독교를 보면 많은 사람이 기독교와 떨어진 생활을 하는 것이 사회가 안정돼가고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손봉호 총장>
그것도 상당한 이유가 된다. 역시 이 세상이 너무 좋으면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이 약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교회는 더 높은 이상을 계속 창조해 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이 뭔지, 너무 이상을 낮게 만들어 놓으면 곧 싫증을 내지만 우리가 찾으면 고상한 이상들이 참 많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독교의 소망 즉, 구원이라는 것과 연결해 우리 사회에 정말 가치 있고, 멋있는 이념들을 계속 만들어내면 교회가 산다. 그러나 지금처럼 돈이나 벌고 출세하고, 이런 것들만 가지고는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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