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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뒤 출소…마약 사범 꼬리표에 父장례식도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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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한달뒤 출소…마약 사범 꼬리표에 父장례식도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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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열 뒤 묶어뒀던 서신도 이송뒤 교도소에서는 검열 없이 발송
    인권위 "수용소마다 기준 달라 진정 꾸준히 접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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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10월 초 A(여.34)씨는 마약사범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성동구치소에 수감됐다.

    출소를 한 달 여 앞둔 지난 8월 23일, A씨의 아버지(74)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가족들은 A씨가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수용자가 출소 전에 휴가를 얻어 교도소 밖으로 나오는 '귀휴'를 신청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77조 2항에 따르면 구치소장은 가족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 사망시 형기를 얼마나 마쳤는가에 상관없이 5일 이내의 특별귀휴를 허가할 수 있다.

    A씨는 당시 잔여형기가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가족들은 A씨가 '귀휴'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구치소로부터 "A씨는 마약사범이라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도주할 우려가 있고 귀휴 기간 동안 마약에 손대거나 마약을 반입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가족들은 "못 나올 바에야 차라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A씨가 모르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모든 장례절차를 다 마친 4일 뒤에야 이를 A씨에게 알렸다.

    경찰에 구속된 날이 아버지 생신이었던 터라 A씨는 아버지의 마지막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A씨는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 3일 전 면회왔을 때 '조금만 있으면 출소하는데 이제 그만 오시라'며 짜증을 냈다"며 "'이제 안올게'라며 자리를 떠난 아버지의 말이 실제로 현실이 되고 말았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A씨는 "형기가 몇개월이나 남은 것도 아니고 딱 한 달만 더 기다리면 출소를 하는데다 바보가 아닌 이상 도망치거나 마약을 또 하겠느냐"며 가슴을 쳤다.

    A씨는 이 외에도 성동구치소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버지의 사망과 귀휴가 불허된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A씨가 항의하자 구치소 측은 A씨의 서신을 검열하고 아버지 사망 2주 뒤 강원도의 한 교도소로 이송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A씨는 출소를 겨우 3주 앞두고 원주교도소로 이송됐다. 이는 "집행할 형기가 이송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때는 이송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106조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구치소측은 "수용자의 이송은 형기나 죄에 상관없이 수시로 일어나는 것"이라며 "지난 8월쯤 법무부에 A씨의 이송을 신청했는데 허가를 받을 때까지 행정적인 절차상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또 아버지 장례식과 관련된 귀휴 사안을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부, 언론사 등에 진정하려 했지만 구치소측이 서신을 검열해 인권위, 법무부 인권국으로 보내는 서신 외의 다른 서신들은 불허됐다고도 주장했다.

    이 역시 형사소송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검열결정이 있을 때만 서신검열이 가능하다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43조 위반에 해당된다.

    구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가 허위 사실을 적시했고 구치소 내 질서가 문란해질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며 "시설의 안정을 위해서라면 서신 검열은 예외적으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9월 초 A씨의 진정을 접수하고 아버지 장례식에 귀휴를 불허하게 된 배경과 갑작스레 이송을 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귀휴나 이송, 서신 검열 등에 대해서는 같은 범죄자라도 수용시설의 규모나 특징에 따라 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다 귀휴는 특히 전적으로 소장의 재량에 달렸다”면서 “귀휴나 서신 검열 등 A씨와 비슷한 종류의 진정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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