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훈장
1926년 평안북도 일대에서 군자금을 모집하고 일제 밀정을 처단하다 체포돼 징역 15년을 받은 고(故) 왕경학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25년 육군 만주참의부의 제2중대원으로 복무하면서 평북 초산과 위원군 일대에서 부호들을 대상으로 독립운동 군자금을 모집하고 일제 밀정을 처단하는 활동에 주력했다.
국가보훈처는 13일,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에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98명을 포상한다고 밝혔다.
포상자는 건국훈장 116명(애국장 23, 애족장 92)과 건국포장 26명, 대통령표창 56명 등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7명이다. 생존자는 한 명도 없다.
훈ㆍ포장과 대통령표창은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되며, 해외에 거주하는 유족에게는 재외공관을 통해 전수된다.
보훈처는 "일제의 각종 행형 기록과 정보 문서, 신문보도 기사 등을 찾아 분석 · 검토하고, 현지 조사를 통해 포상자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 포상은 대한민국장 30명, 대통령장 93명, 독립장 806명, 애국장 3천845명 등 모두 1만3천44명에 이른다.
제67주년 광복절 포상자 중 주요 인물들의 독립운동 공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포 시가지를 뒤흔든 정명여학교 7인 여학생들의 함성>
1921년 11월 전남 목포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부르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김나열 등 정명여학교 학생 7명도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이들은 3ㆍ1만세운동이 벌어진 지 2년이 지나 국내 독립운동이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당시 미국에서 개최되는 워싱턴회의에 조선의 독립문제를 상정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교문 밖으로 진출, 독립만세를 외쳤다.
김나열 선생 외에 곽희주, 김옥실, 이남순, 박복술, 박음전, 주유금 선생 등이 이번 서훈자 대열에 함께 포함됐다.
<미주 대륙의 4부자 독립운동가, 강명화 선생>
1908~1912년 미국에서 대한인국민회 간부 등으로 활동하면서 독립자금을 지원한 강명화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강 선생은 1910~1930년대 미주 대륙의 대표적 독립운동가로 이름이 높은 강영소(차남. 2011년 건국훈장 애족장), 3남 강영문(2012년 건국훈장 애족장), 5남 강영각(1997년 건국포장)에 이어 4부자가 독립유공자로 훈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서울에서 만세운동을 선전하고 상해까지 건너가 활동한 차영호 선생>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는 차영호 선생은 1919년 3월 서울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고 선전활동에 종사하다 체포돼 징역 1년을 받았다.
출옥 후에는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중국 상해로 건너가 한혈단(韓血團)에 참여해 활동을 계속했다.
<부끄러운 생존을 거부하고 장렬한 죽음을 택한 의병, 윤종섭 선생>
1908년 전남 화순에서 의병장 양회일과 함께 일본군과 교전 중 체포돼 옥고를 치르던 중 순국한 윤종섭 선생에게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윤종섭공포충창의발기문’(1923)에 따르면, “선생은 장흥헌병대 감옥에 수감돼 7일간을 식음을 전폐하고 왜병을 매도하는 고래같은 우렁찬 목소리는 쇠와 돌 같았다”고 기록돼 있다.
<서울 한복판에 독립만세 벽보로 일제를 놀라게 한 권각 선생>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는 권각 선생은 1940년 9월 서울 한복판에 조선의 독립을 고취하는 벽보를 써붙였다가 체포돼 징역 1년을 받았다.
선생은 사직공원 정문 앞에 설치된 이른바 국세조사 선전입간판에 ‘대한독립 만세’라고 크게 써붙여 체포되었다가 옥고를 치르고 출옥한 뒤 8개월여만에 옥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국민당군 비행장교로 조국독립운동에 참여한 김은제 선생>
중국 남경항공대 비행장교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고 연락업무 등의 활동을 펼친 김은제 선생에게는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중국 남경군관학교와 중앙항공학교를 졸업한 뒤 1931년 중국항공대 비행장교로 배속됐으며, 1933년 한국혁명당 당원으로 매달 군자금을 지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열단에도 참여하는 등 독립운동의 숨은 공로자였다.
선생은 당시 중국 관내에서 한국혁명당을 이끌던 해공 신익희 선생의 첫째 사위가 됐다.중국>서울>부끄러운>서울에서>미주>목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