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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곧 나의 삶, 청취자는 곧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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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은 곧 나의 삶, 청취자는 곧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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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CBS 음악FM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진행자 배미향 PD

    CBS 음악FM(93.9Mhz)의 간판 프로그램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파랗던 하늘이 노르스름한 저녁 노을로 물드는 시각인 오후 6부터 2시간 동안의 퇴근시간대, 지친 몸을 이끌고 각자 집으로 향하는 군상들이 몸과 마음의 안식과 위안을 얻는 통로가 이 프로그램이다.

    차분하고 촉촉한 진행자의 목소리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올드팝의 퍼레이드는 혼잡함으로 점철된 하루를 뒤로 한 채 그윽한 추억 속으로의 여정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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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심엔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이자 진행자인 배미향이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픈 바람은 비단 청취자 뿐만이 아니다.

    배미향 PD 역시 2시간 동안 청취자와 함께 하면서 '힐링'의 의미를 깨닫는다.

    청취자와 진행자의 '진정한 소통'의 결과다.

    배미향 PD는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매일 매일이 감동이다.

    청취자가 보낸 한 줄의 문자에서도 감동 받을 때가 많다"며 "어떨 땐 사연을 보면서 스스로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뭄에 단비가 온 어느 날 연세가 60세 정도 된 분이 '가슴에 뭔가 하나씩 올려놓고 사는 느낌인데, 가뭄에 단비처럼 무거운 것도 내려 놓아야겠다'는 문자를 보내 오셨다.

    쉬워 보이는 멘트지만 60대 분이 방송에 사연을 보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사연을 통해 마음이 정화되고,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 느낌이다.

    진정한 '힐링'을 하게 된다." 2000년 9월부터 지금까지 매일 같은 시간을 책임지고 있는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는 다른 방송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옥 같은 올드팝을 내세워 중장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중장년층이 매체로 올 수 있게 다리를 놓는 느낌"이라는 배미향의 말엔 자부심이 녹아 있다.

    그는 "젊은 시절 팝을 듣고 자란 4050 세대들이 들을 채널이 없는데 그때 들었던 노래를 많이 들려주니까 편안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시간이 쌓여갈수록 청취자의 폭도 차츰 넓어지고 있다.

    배미향은 "30대에 듣던 음악을 60대로 가져와 듣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기 윗대의 음악을 찾아 듣기도 한다"며 "현재 4050 세대들은 부모세대가 듣던 50~60년대 곡을 들으면서 그때의 추억을 같이 듣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의 노래 그리고 그 노래를 부른 아티스트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때의 추억을 공유하고, 그 추억을 통해 삶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선곡하는 음악의 폭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단다.

    처음 시작했을 땐 50~60년대 음악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90년대 음악도 전파를 많이 탄다.

    여기에 70년대 유행했던 칸초네와 샹송 등을 비롯한 월드뮤직까지 골고루 안배하고 있다.

    이처럼 청취자는 배미향의 저녁스케치의 가장 큰 자산이다.

    배미향은 "어느 작가 못지 않은 감동적인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들, 또 실시간으로 좋은 사연 보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가끔 '우리 남편이 배미향 씨를 너무 좋아한다'는 아내들의 질투를 듣곤 한다.

    두 사람의 예쁜 모습도 생각나고,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란 말도 해주고 싶다"고 웃음을 보였다.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2000년 9월 처음 DJ 박스에 앉았을 때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으며 장수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단다.

    '저녁스케치'는 우연처럼 다가와 '운명'이 됐다.

    배미향은 1999년 CBS 파업 당시 대체 인력으로 긴급 투입됐다.

    그는 "당시엔 잠시 동안 프로그램에 폐를 끼치지 않고 진행하다 빠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배미향의 저녁스케치'가 아닌 '저녁스케치'로 9개월 동안 진행했다.

    파업 끝난 뒤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원래 진행자가 아니었음에도 '원래 진행자가 하라'는 청취자의 의견이 쏟아졌다.

    "잘해서 눌러 앉자는 생각이 0.1%도 없었다"던 배미향은 2000년 9월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로 정식 첫 발을 딛은 뒤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년 넘게 한결 같은 인기를 누린 비결은 뭘까. 음악에 대한 열정 이외에 그의 유별난 성격도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까. 배미향은 자신에 대해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성격적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엔지니어, 진행자까지 도맡고 있는 그는 청취자들과 만나는 하루 2시간, 자신의 모든 것을 소진하지만 또 그렇게 해야 직성이 풀린단다.

    "혼자 하는 게 바쁘기도 해서이지만, 2시간 동안 단 1초의 여유도 없이 몰입해야 합니다.

    힘들어도 제가 생각하는 음악프로그램에서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죠." 일에 대한 완벽주의와 이를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투혼의 정신. 튀지 않고 물 흐르듯 2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자 배미향이 원하던 바다.

    "읽어야 할 사연의 순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선곡을 한다.

    또 게시판과 레인보우(CBS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확인하는 등 모든 게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진다.

    2시간 동안 들려 줄 음악에 대한 조화를 고려하면서 적절하고 정확한 시간에 멘트도 해야 한다.

    머리를 못 살게 하는 편인데 그래야만 직성이 풀린다.

    " 이를 위해 '혹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자기개발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더 많이 듣고,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다.

    "음악에 대한 호기심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 "새로운 음악에 대한 호기심은 항상 있다.

    좋은 음악을 찾아 듣고, 완벽하진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언어도 배운다.

    샹송을 소개하기 위해 불어를 배우고, 월드뮤직을 위해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 등도 알아야 하더라. 저 나름의 성격대로 하는 것들이 알게 모르게 청취자들이 다 알아보는 느낌이다.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프로그램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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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미향은…

    1975년 CBS에 입사했다.

    '아침의 음악편지' '꿈과 음악사이에' 등 팝송프로그램을 다수 제작 및 진행했고, 2000년 9월부터 현재까지 '배미향의 저녁스케치'의 제작·진행을 도맡고 있다.

    2003년 KBS '한국의 미' 내레이션 참여를 계기로 KBS 아침드라마 '순옥이', 신한금융 CF, 롯데캐슬 CF 등으로 그의 목소리는 장르를 넘나든다.

    2007년 2월부터 지금까지 대한항공 국제선 팝송프로그램 'POP&SOUL'을 진행 중이다.

    세차례에 걸쳐 '저녁스케치' 음반을 발매했고, 프로그램 코너인 '길에게 길을 묻다'에 나간 글들 중 60여 편을 뽑아 2005년 '쉬면서, 길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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