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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1년 맞은 유성기업…노조 무력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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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복수노조 1년 맞은 유성기업…노조 무력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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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노조 "사측이 복수노조 체제 악용해 노조 말살"사측 "법적으로 문제없어…달라진 노동환경에 따른 것일 뿐"

    지난해 5월 파업과 직장폐쇄가 잇따르며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았던 충남 아산 유성기업.

    최근 유성기업에는 지난해 7월 시작된 복수노조 체제가 사측의 노조 무력화에 동원됐다는 논란 속에, 내부의 갈등이 또 한 번 깊어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유성기업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 '교섭창구 단일화' 이후 첫 단체협약 내용 보니…

    유성기업에서는 요즘 단체협약 갱신에 대한 노사 간 협상이 한창이다. 협상 상대는 지난해 7월 복수노조 허용 방침에 따라 출범한 '유성기업 노조(이하 새 노조)'.

    출범 당시 일었던 어용 논란 속에서도 꾸준히 세를 불려온 새 노조는 지난 2월 조합원 과반을 넘기면서 교섭대표로 선정됐다.

    노사는 기존 협약 가운데 40여 개 조항에 대한 개정 및 삭제를 논의 중인데, 특히 사측이 제시한 안의 상당 부분은 '노조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CBS가 입수한 '2012년 단체협약 갱신 회사 요구안'에 따르면, 조합원총회와 대의원회의가 각 연 1~2회 2시간으로 제한되는 등 노조활동 시간이 대폭 축소되고 활동 전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된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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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밖에 전임자 처우와 인사원칙, 부당징계에 대한 이의제기 등 조합원 활동 보장과 관련된 상당 부분이 변경되거나 삭제됐다.

    "복수노조 체제에 따른 새로운 노동환경에 맞춰 내놓은 안"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교섭대표인 새 노조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성기업 노조 안두헌 위원장은 "노조가 2개로 늘어났는데 기존대로 노조활동을 보장해주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사측 설명이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대신 우리는 임금이나 후생 복지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성기업 내 또 다른 노조인 기존 노조는 사측 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사실상 노조가 무력화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홍종인 지회장은 "사측 안이 통과될 경우 노조활동을 하다가 해고 등 중징계를 당해도 보호받기가 어려워지고 노조원들끼리 만나는 시간마저 사측의 제재를 받게 된다"며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노조 말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섭권이 없는 기존 노조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 상태.

    홍 지회장은 "교섭창구 단일화에 따라 성향과 지향점이 확연히 다른 일방 노조만이 교섭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교섭권을 박탈당한 기존 노조는 그저 손 놓고 지켜만 봐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기존 노조 "복수노조 체제가 특정노조 무력화 역할"

    기존 노조는 이 같은 상황이 되기까지 사측의 치밀한 '물밑 작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7월 새 노조가 들어서자 회사 측은 다수노조인 금속노조 유성지회에 교섭대표권을 주는 대신 개별교섭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2월 돌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도록 요구했다는 것이 기존 노조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새 노조가 과반을 막 넘긴 시점이었다는 것.

    기존 노조는 출범 초기부터 새 노조에만 집중된 사측의 지원이 조합원 수 역전, 새 노조의 교섭대표권 획득 등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회사 측이 교섭방식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사측이 불리할 때는 개별교섭을 하다가 사측에 호의적인 노조가 우세해지자 대표교섭으로 바꾸는 식으로 기존 노조의 영향력을 줄여나갔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대규모 해고와 중징계, 고소장 남발로 기존 노조에 대한 보복을 진행 중이던 사측이 노조 말살 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 같은 상황을 그대로 두면 사측이 마음에 안 드는 노조를 얼마든지 배제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하태현 노무사는 "다양성을 반영하고 소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겠다던 복수노조가 본래 취지와는 다른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초반에는 복수노조가 생긴 지 얼마 안 되고 회사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개별교섭으로 진행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돼 당초 원칙대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한 것"이라며 기존 노조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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