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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불탄지 4년..기자가 찾은 흥화문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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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남대문 불탄지 4년..기자가 찾은 흥화문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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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소재 건축물 문화재 10곳중 6곳 화재감지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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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0일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탄 지 꼭 4년이 되는 날이다. 숭례문 화재 참사를 교훈 삼아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정한 제2회 '문화재 방재의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8일 오전 CBS 기자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소재 경희궁 흥화문(興化門)은 방재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호인 흥화문은 조선 광해군 8년 때 세운 경희궁의 정문으로, 당대의 건축적 성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막상 관광버스가 버젓이 주차를 한 채 흥화문 앞을 가로막고 있었고, 흥화문 안팎에 비치돼 있는 소화기도 두 대가 전부였다.

    흥화문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단 한 대 있긴 했지만, 경희궁 경비실이 아닌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CBS가 입수한 '서울시 건축물 문화재 방범방재시설 설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흥화문처럼 방재가 허술한 문화재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서울시 또는 자치구가 관리하는 건축물 문화재 127곳 가운데 화재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75곳(59%)이나 됐다.

    적외선 감지기와 소화전이 없는 곳은 각각 58곳(45.6%)과 60곳(47.2%)이었다. 그나마 CCTV는 설치율이 높았지만 여전히 33곳(25.9%)은 방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국가 보물 제1462호인 '인조별서 유기비' 주변으로는 소화기 4대만 비치돼 있을 뿐 CCTV와 적외선 감지기, 화재감지기 등 방재시설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9세기 무속신앙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국가 중요민속문화재 '금성당(錦城堂)'을 비롯해 오세훈 전 시장이 한옥선언을 발표했던 '가회동 백인제가옥' 등지에서도 소화기를 제외한 방재시설이 전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산 중턱에 있어 화재에 취약한 북한산성(사적 제162호)과 서울성곽(사적 제10호), 숙정문(사적 제10호)에도 화재감지기와 적외선 감지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염제를 도포하지 않은 목조 문화재도 105곳 가운데 31곳에 달했다.

    국가 사적인 고종즉위40년 칭경기념비(제171호)와 대한의원(제248호), 중요민속문화재인 인왕산 국사당(제28호)도 현재 방염 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숭례문 화재가 허술한 경비를 뚫은 방화범에 의해 발생했듯이 문화재 경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경비 인력은 아직도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별 경비인력 배치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 건축물 문화재 127곳 중 경비인력이 있는 곳은 흥인지문을 비롯한 22곳(17.3%)뿐으로, 전체 인원이 백여 명에 불과했고 주간 근무만 서는 곳도 있었다.

    한편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시가 긴급보수 작업을 벌인 국가지정문화재는 19곳, 시 지정문화재는 18곳으로 집계됐다.

    흥인지문(보물 제1호)은 2층 지붕 내림마루가 일부 훼손돼 보수공사 중이고, 한양도성은 석축 붕괴 우려가 있어 올해까지 보수해야 한다.

    또 석촌동고분군(사적 제243호)은 배수로 제방이 3m나 유실돼 지난해 9월 공사를 마쳤고, 윤보선 가옥(사적 제438호)은 지붕에서 누수가 발생해 오는 4월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이처럼 문화재 보존을 위한 시설들을 시급히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서울시는 올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대폭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 긴급보수 예산은 반토막이 났고, 국가지정문화재 보수 예산도 36억원 이상 대폭 삭감됐다.

    북한산성 복원 예산은 지난해 18억 6천만원이었다가 올해 단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고, 한양도성 복원 예산도 12억원 이상 줄었다.

    목조문화재 방염제 도포 예산은 지난해 3억 4천만원에서 올해 5천700만원으로 큰 폭으로 삭감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 있어) 숭례문 화재 이후 해마다 화재 위험성이 높은 순으로 방재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올해 방범·방재시설 설치와 경비인력 배치 예산은 증가했다"면서 "방염제는 6년 주기에 따라 도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estNocut_R]

    정세환 서울시의원(민주통합당·도봉3)은 "숭례문 화재의 교훈처럼 문화재는 한 번 소실되면 돌이키기 어려운 만큼 소홀히 다뤄선 안 되는데 아직까지도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산 투입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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