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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악몽의 사찰정치, 부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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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노컷시론] 악몽의 사찰정치, 부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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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기엽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장에 몰래 들어가 회의 내용을 듣다가 발각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하 모 행정관이 회의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청와대에 실시간 전송하다 적발된 것이다.

    민주당은 하 행정관이 지난주부터 각종 회의를 염탐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이날 신원을 확인하고 내보냈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저 매입 의혹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원내대책회의를 염탐한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야당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 행정관은 '관행적인 일'이라며 사과했고, 청와대는 '민주당이 불편하게 느낀다면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이 문제만 떼어놓고 보면 사소한 일로 넘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연결해서 바라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지난 6월 23일의 KBS 수신료 인상 관련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불법도청사건만 해도 아직 뇌리에 생생하다.

    여당 국회의원과 공영방송 기자가 연루된 도청의혹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우려했던 대로 시간만 질질 끌다 흐지부지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사건들도 있다.

    국군기무사령부 요원 2명이 얼마 전 조선대학교 기 모 교수의 이메일을 해킹해 자료를 빼내는 사찰행위를 해 구속됐다.

    기무사는 지난 2009년 8월 쌍용자동차 파업과정에서 민노당 관계자 등을 사찰한 전력도 있다.

    지난해에는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커다란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들통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 유사한 일들이 자행됐을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군 당국이나 청와대 등 관련 당국은 '요원들의 개인적인 범행'이라느니 '관행적인 일'이라느니 하며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고 걱정스럽다.

    군부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치떨리는 악몽이 되살아난다.

    두려움이 엄습한다.

    국민보다는 권력만 쳐다보는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은 늘 사찰과 공작의 유혹을 받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들 기관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한 감독과 견제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본연의 임무를 벗어난 월권,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문책과 사법처리가 뒤따라야 한다.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불법 도청이나 해킹, 공작정치는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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