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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경찰로부터 받은 송치의견서를 빌미로 10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문 모(54)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또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정 모(47) 경위에게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형의 선고는 유예하고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13년 동안 경찰로 헌신한 정 경위가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점을 고려해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씨의 경우 경찰이라는 점을 악용해 거액을 갈취하려 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정 경위가 지난 2008년 7월 맞고소 사건을 수사하던 중 알게 된 한 고소인의 대리인 문 모(54)씨와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오다 발생했다.
문씨는 당시 정 경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을 난처하게 하려고 만든 녹취록을 갖고 있으니 조용한 곳에서 만나자"고 했고, 이후 정 경위에게 개인적 법률 문제를 상담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문씨는 자신이 대리하고 있는 사건의 처분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정 경위는 사건 송치의견서 가운데 피의자 인적사항과 전과사실을 제외한 부분을 출력한 문서를 "절대 제 3자에게 유출하지 말라. 고소인 당사자와 변호사만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말과 함께 전달했다.
하지만 문씨는 해당 고소인에게 해고당하자 문서를 제공한 사실을 거론하며 정 경위에게 10억원을 요구했다.
급기야 주지 않으면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폭로하겠다고도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 경위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문씨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서 문씨는 "정 경위를 걱정해주는 말을 했을 뿐 10억원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