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북한 문제'를 끝내 넘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26일 오전 최종 합의문을 도출하기 위한 대표자 연석회의가 다음날 새벽까지 마라톤으로 진행됐지만 대북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종결됐다. 이후 추가 일정도 잡히지 않아 사실상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고 이에따라 양당 통합도 물건너 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쟁점 사항은 당초 예상됐던대로 대북관이었다.
진보신당은 '종북주의'에 반대해 북한의 권력세습에 반대하는 문건을 넣자고 주장했지만 민노당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2012년 대선 야권연대 방식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BestNocut_R]
민노당은 2012년 대선 선거 연대는 '가치 연대에 근거해야 한다'는 문구를, 진보신당에서는 '가치 연대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는 표현을 고집했다.
또 2012년 대선 주자를 내세워 완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단서조항에서 선거연대를 할 경우에 가치연대에 '근거'할 것인지, '전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이 달랐다.
이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까지를 포함한 포괄적인 야권 연대를 바라보는 입장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민노당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진보신당은 회의적인 시각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분당의 원인이었던 '패권주의' 문제도 쟁점이 됐다. 민노당은 소수파의 분파주의 문제를 거론한 반면 진보신당은 다수파의 전횡을 막기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참여당으로 시선 돌린 민노당…민주당도 긴장 이처럼 진보정당끼리의 통합 논의가 끝내 결렬 수순을 밟으면서 야권연대 전체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노당과 참여당의 선통합 논의가 예상외로 힘을 받을 수 있다. 민노당 내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에 일부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 민노당 이정희 대표와 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회동해서 한-미 FTA 등 정책적인 측면에 이견을 좁힌 것도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진보정당끼리의 소통합이 이뤄진 뒤에 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민주당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민주당은 우선 통합의 대상으로 여겨왔던 참여당이 민노당과 합쳐질 경우에는 야권연대에서도 비(非)민주당 세력 지분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참여당과는 통합하고, 민노당과는 선거 연대한다는 것이 당의 대체적인 입장인데 참여당이 민노당과 합치는 것은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 사실상 결렬되고 참여당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대비하는 야권연대 구상에도 근본적인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