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지구의 달'이다. 너도나도 녹색의 세상을 꿈꾸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사는 삶을 이야기 하지만 '공존'이라는 주제는 아직 무겁기만 하다. 노컷뉴스에서는 생활 속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지구의 웃음을 되찾기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일궈내는 사람들을 만났다. [편집자 주]◈ "개성도 있고 의미도 있고"…'멸종위기동물' 상품들
"그냥 귀여운 캐릭터 상품인가 했는데, '멸종위기동물'이었어?"
'POJ
화장품 브랜드 'E'사에서 '멸종위기동물'을 모티브로 한 상품을 출시했다.
페어리 펭귄과 하프 물범, 핑크 돌고래, 팬더 등 총 4마리의 멸종위기동물을 모티브로 해 만든 핸드크림으로 여섯 가지 유기농 성분을 함유해 '웰빙' 상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네 마리 '멸종위기동물' 케이스들은 각각의 스토리도 갖고 있다. 각자 어디에 살고, 어떤 이유로 멸종위기에 처했는지 밝히고 있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소비자들에게 호소력 짙은 메시지로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s
국내 및 전 세계의 다양한 친환경 상품을 판매하는 '에코숍'은 멸종위기동물인 북극곰과 하마를 본 딴 원목 완구를 판매 중이다.
지구 온난화와 밀렵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놓인 북극곰과 하마를 원목 나무로 재현한 이 완구는 화학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제조해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도 안전한 장난감이다.
특히 북극곰과 하마의 다리 부위를 '바퀴'로 처리해, 생동감을 불어 넣으면서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갖고 놀 수 있도록 했다.
완구에 이어 문구류와 리빙-데코류에서도 '멸종위기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생활 속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자'는 모토로 세워진 친환경 기업 '에코브릿지'는 멸종위기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다이어리와 쿠션을 제작했다.
ㄷ
재생원료를 함유한 환경마크를 획득한 친환경용지를 사용한 'FOREST' 다이어리는 숲에 사는 멸종위기동물 12종과 식물, 곤충 일러스트가 담긴 만년 다이어리로,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소개 페이지를 비롯해 '에코 TREE 맵(지도)' 등을 수록했다.
이 다이어리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재활용종이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코팅이나 어떤 유해한 가공도 하지 않았으며 재생종이로 순환되거나 땅속에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이라 '지구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ㄷ4
다이어리에서 소개된 동물 12종 중 대륙사슴, 수리부엉이, 반달 가슴곰, 렛서 팬더 등 세계적 멸종위기동물 4종은 최근 쿠션으로도 제작됐다.
'에코브릿지' 측은 "올해 2011년 다이어리에서 소개된 12종의 멸종위기동물 중 4종이 리빙데코 수요에 따라 쿠션으로 제작됐다"며 "소비자들이 멸종위기동물에 대해 한번이라도 제고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업체 측은 이어 아직 쿠션으로 제작되지 못한 나머지 8종의 멸종위기동물도 '추후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에 집중한 업체도 있다.
2
'페니캔디'의 경우 지난해 '멸종위기 새 시리즈'로 쿠션과 핸드폰 고리, 키홀더 등을 제작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멸종위기동물인 크낙새, 긴점박이 올빼미, 팔색조, 삼광조, 새끼황제 펭귄을 깔끔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상품화한 것이 주효했다.
'페니캔디'의 디자이너 박민지 씨는 "폐 현수막을 재활용해 제작했다"며 세련된 디자인에 가려 묻힐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실을 귀띔했다.
'새'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를 묻자 그는 "'사라짐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멸종위기 동물에 초점을 맞추게 됐고 그중에서 가장 소외되고 있는 조류에 관심을 가져 캐릭터화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중인 '페니캔디' 제품들은 재생산되지 않고 남은 잔량이 소진될 때까지만 판매될 예정이다. 멸종위기 동물이 갖는 '희소·희귀' 가치를 제품도 그대로 띠고 있는 것.
'페니캔디'는 고객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며 "향후 해당 캐릭터들을 새로운 제품군으로 출시할 계획"이라 전했다.
◈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세계적 추세" 건국대학교 소비자 학과 김시월 교수는 "최근 '녹색성장', '친환경 산업' 등이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고 이는 세계적인 추세인데 다양한 업체가 '멸종위기동물'에 관심을 갖고 이를 제품화하는 현상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고 입을 뗐다.
김 교수는 이어 "'멸종위기동물'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메시지는 '캠페인'을 통한 영향력보다는 파급력이 크지 않지만, 제품이 판매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켜 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건국대에서 실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사실상 매우 국부적이라고 한다. '친환경' 트랜드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연령대는 30대에 집중돼 있다는 것.
김시월 교수는 특히 '10대와 20대 연령대에서 친환경에 대한 무관심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10대-20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관심이 다양한 연령대로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멸종위기동물' 상품들…그 속에 한국은 없다?
ㄷ
판매 중인 '멸종위기동물' 제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달 가슴곰 외에 '한국'의 이미지를 떠오르는 제품은 잘 보이지 않는다.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자국 실정에 국한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나라 멸종위기동물인 늑대(1급), 사향노루(1급), 산양(1급), 담비(2급), 물개(2급), 삵(2급) 등에 대한 상품화는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나라 멸종위기동식물은 총 221개 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자연자원과의 한 담당자는 "확실히 우리나라 멸종위기동물이 캐릭터 상품화 된 경우는 드물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캐릭터로 (멸종위기동물이) 상품화 되는 조건은, 아무래도 캐릭터화 하기 쉬운 동물이나 친근한 느낌이 드는 동물이 선정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렁이(1급)도 우리나라 멸종위기동물이지만 상품화하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는 문제"라며 이해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환경부에서 (우리나라 멸종위기동물들을) 상품화 하는데 어떤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거나 따로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며 "우리나라 멸종위기 동물이 상품화 돼 홍보 효과를 크게 얻는다면 분명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 멸종위기동물 상품, '단순 구입 = 친환경 실천' ?
멸종위기동물복원센터의 이윤수 행정팀장은 "멸종위기동물을 향한 관심이 소비자에게로 이어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나, 실질적으로 상품판매가 멸종위기동물 보호나 복원을 위해 기여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업적 캐릭터에 불과하지 판매 행위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화장품 브랜드 'E'사는 수익금의 일부를 UN산하 환경전문기구인 UNEP한국위원회의 '아기하프바다표범을 지켜요!' 캠페인에 기부했고, '에코숍'은 수익금을 지구온난화로 피해를 받는 야생조류 보호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에코브릿지'는 구매금액의 일부를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페니캔디의 경우 "신상품 출시와 함께 판매수익금을 통한 기부 루트를 기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BestNocut_R]
대부분의 업체들은 '멸종위기동물' 모티브를 통해 얻은 상업적 이익을 기부로 환원해 '업계와 자연의 공존'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올해 환경부는 '멸종위기동물' 복원 사례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지정 및 철회'를 계획하고 있다. 자연과의 공존을 향한 업계와 소비자의 공동된 노력이, 멸종위기동물 지정 개체수를 매년 줄여나가는 결과를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