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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가족'이라고 인식하는 범위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배우자의 부모, 형제자매를 가족 범주에 넣는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는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가 지난해 8월 16일부터 올 1월까지 전국 2500가구 4,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발표한 '제2차 가족실태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2005년의 1차 조사에 이어 두 번째 실시된 것으로, 가족의 변화를 측정해 생활밀착형 가족정책의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진행됐다.
응답 가구의 형태는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족이 48.4%, 부부 19.6%, 1인가구 15.8%, 한부모 가족이 7.3%, 3세대 이상이 4.8% 였다.
조사에서 꼽힌 '우리 가족'의 범주는 배우자(81.6%), 부모(77.5%), 형제자매(63.3%) 정도였다.[BestNocut_R]
'배우자의 부모까지'라는 응답의 경우 1차에서 79.2%였던 데 반해 2차 조사에서는 50.5%로 낮아졌고, '배우자의 형제자매까지'라는 응답은 1차 54.0%에서 29.6%로 줄었다.
형제자매의 배우자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1차에서는 46.4%가 '우리 가족'이라고 했었지만 이번에는 25.2%만 그렇다고 해 가족 구성원에 그다지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 등 아버지의 형제 및 배우자에 대해서도 35% 가량이 가족으로 인식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5.6%만 '그렇다'고 답했다.
친조부모(63.8%→23.4%), 외조부모(47.6%→20.6%), 고모(34.2%→16.9%), 이모(30.5%→15.6%), 외삼촌(29.2%→14.6%), 조카(31.6%→16.3%), 사위(50.1%→24.2%), 며느리(59.3→26.4%) 등에 대해서도 가족 개념이 점차 희박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연'이 중시되던 사회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당초 조사 대상자의 절반가량이 가족이라 응답했던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경우에도 1차 때와 달리 친손자녀 26.6%, 외손자녀 24.6%로 조사됐다. 국민 4명 가운데 1명 꼴로 손주를 '내 가족'으로 본다는 얘기다.
하지만 친손자녀와 외손자녀의 격차는 1차 때 11.2%였으나 이번 2차 때는 2.0%로 줄었다.
이밖에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건강(67.6%), 돈(47.3%), 일(24.4%), 자녀(18.2%), 배우자(14.9%), 가정생활(12.6%) 순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일(30.3%), 여성은 자녀(22.5%)라는 응답이 높았다.
'의지가 되는 사람'이라는 문항에 대한 답은 배우자(56.4%), 부모(24.5%), 자녀(8.5%) 순으로 많았으며, 특히 남성과 여성 모두 절반 가량인 58.5%와 54.5%가 의지가 되는 이로 '배우자'를 꼽았다.
평균적으로 결혼 비용이나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는 남성의 부담이 높았다. 결혼하는데 남성은 8천 78만원, 여성은 2천 936만원이 들었고, 신혼집 마련에는 남성 6천 465만원, 여성 512만원이 들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 결혼지원정책으로 요구하는 사항 1위에 '주택 마련 지원(36.2%)'이 선정됐다. 여성가족부측은 "저출산 대책 마련 차원에서 신혼부부 주택 마련 지원이나 양육비 지원 등 근본적으로 가계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사 노동 비중은 여전히 여성이 높아 식사 준비 정도(남성 29.0% 여성 84.7%)이었고, 설거지(남성 29.0%, 여성 84.7%), 세탁(남성 20.4%, 여성 81.5%)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