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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수난의 '삼전도비' 원위치로 이전



사회 일반

    조선시대 수난의 '삼전도비' 원위치로 이전

    서울 석촌호수 서호언덕으로 이전, 25일 준공

    삼전도비

     

    조선시대 수난의 역사를 상징하는 삼전도비(三田渡碑, 사적 제 101호)가 원래 위치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서호언덕으로 이전돼 25일 준공된다.

    서울 송파구는 우리 역사상 치욕의 비로 지탄받으며 매장과 이전을 반복하다 지금의 송파구 석촌동 289-3호 어린이공원 내에 위치한 삼전도비를 역사적 고증 등을 거쳐 원 위치인 석촌호수 서호언덕으로 이전한다고 23일 밝혔다.

    삼전도비는 무게 32t, 높이 5.7m, 폭 1.4m 규모의 대리석으로 밑부분은 거북이 모양의 귀부와 비석인 비신으로 구성돼 있다.

    송파구는 370년이 넘는 삼전도비의 마모를 막기위해 현대적 양식의 보호각을 설치했으며 균열된 비신을 보수하는 문화재 보존 작업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송파구는 또 새로 이전된 삼전도비 보호를 위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문화재 지킴이를 배치할 예정이다.

    삼전도비는 인조 17년인 1639년에 병자호란에서 패한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의 예를 올린 수항단(경기도 광주군 중대면 송파리 187번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의 강요에 의해 청 태종의 공덕을 칭송하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삼전도비는 치욕의 역사이자 수치스런 역사의 유물로 인식돼 왔다.

    이에 고종황제는 1895년 삼전도비를 한강 바닥에 매립하라고 명령했지만, 일제는 매장된 비를 다시 세우게 했다.

    광복을 맞아 삼전도비는 한차례 더 매장됐으나 1963년 발생한 대홍수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등 삼전도비는 비석이 상징하는 수난 만큼이나 부침을 겪어야 했다.

    이후 정부는 삼전도비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101호로 지정하고 비석을 석촌리로 이전해 관리해 왔다.

    1980년대에 들어 한차례 더 이전을 거친 삼전도비는 이번에는 지역 사회의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자랑스런 역사도 아닌 치욕스런 유물인데다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각종 건축규제 등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역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급기야 2007년 2월 삼전도비에 페인트 낙서사건이 발생하기까지 했다.

    이후 송파구는 삼전도비 이전계획을 수립해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와 함께 원래 위치를 찾는 고증작업에 나섰다.

    옛 문헌과 고지도 등을 토대로 지금의 삼전동과 송파동 일대가 200여년 이전에는 삼전도로 불였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수항단이 있었던 경기도 광주군 중대면 송파리 187번지가 지금의 롯데월드 롯데매직 아일랜드 부근 호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성환 송파구 문화재관리팀장은 "엄밀히 말하자면 석촌호수 물 속이 원래 삼전도비가 세워진 곳이다. 물 속에 삼전도비를 세울 수는 없기 때문에 약 30여m 떨어진 서호언덕으로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전도비가 치욕의 역사이긴 하지만 자라나는 세대에게 국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훌륭한 역사교육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전도비는 만주어와 몽고어, 한자 등 3개국 문자로 새겨져 있어 17세기 당시 만주어의 특징 및 3국 언어 표현방식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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