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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庚寅年)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지난해 취업에 실패한 86년생 호랑이띠들은 올해는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며 희망찬 포부를 밝혔다. CBS 노컷뉴스는 '호랑이의 해'를 맞아 힘들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학생 김보희(가명.23.숙명여대) 씨는 오는 2월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이다. 호랑이띠인 김 씨의 올해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취직.
학창시절 틈틈이 시간을 쪼개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와 러시아어 등 외국어까지 익혔지만 지난해 취업의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김 씨가 원하는 국제.외교 분야에서의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이' 채용 공고를 내는 한 유엔 산하기구에 가까스로 지원했지만 결과는 낙방이었다. [BestNocut_R]
지난해 8월부터 국내 모 아프리카 국가 대사관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김 씨. 하지만 정직원이 아닌 터라 한 달에 30만 원이라는 벌이가 영 마뜩찮다.
장차 국제 지역학 전문가를 꿈꾸는 김 씨가 대사관처럼 딱 들어맞는 직장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틈틈이 취업 준비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취직이 안 돼 초조하기만 하던 김 씨에게 한낱 희망이 생겼다. 김 씨의 열정을 높이 산 대사관 측에서 정직원 채용에 도전해볼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지원서를 접수한 김 씨는 올 초 결과가 발표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 씨는 "합격하지 못하면 그냥 일반회사에 취직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기회에 꼭 취직해서 새해를 기분 좋게 출발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학생 이진영(가명.23.연세대) 씨도 올해는 무조건 취직한다는 계획이다. 이 씨는 취업에 대한 걱정 때문에 졸업학점 3학점을 남겨놓고 학교를 한 학기 더 다니기로 했다.
취직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업하면 '능력이 없어 취업 못한 무능력자'로 비쳐져 채용상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 실제로 지난 학기에 대기업 10여 곳에 지원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면서 이 씨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이 씨가 경영학을 전공한 것과 미 명문대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 등은 채용과정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스펙'을 가지고 있지만 '백전백패'한 이유를 이 씨는 경직된 고용시장에서 찾고 있다. 때문에 올해 청년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라는 소식에 이 씨는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에는 일자리가 너무 없어 나처럼 속앓이를 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많았다"며 "올해는 정부와 기업이 나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쓴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알게 됐으니까, 올해는 더 잘해서 꼭 취업할 거예요"라고 스스로 다짐하는 이 씨. 지난해 취업 준비를 하면서 얻은 경험이 득이 됐다며 올 상반기 채용시즌이 기다려진다고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