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지 광고
대전시 중구 태평동에 사는 김석환(가명. 48) 씨는 지난 4월 16일 한 종합생활정보지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모집한다는 A회사 광고를 보고 솔깃했다.
대기업 임원 등 법인고객이 주된 고객이기 때문에 다른 대리운전직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고객의 수준도 그만큼 높아 술주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다른 신변의 위협을 받지 않을 뿐더러 높은 수입을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 '대리기사 모집' 광고, 높은 수익보장에 예치금 · 계약금 지불김 씨는 취직하려면 예치금과 계약금 등 모두 46만 원이 필요하다는 회사 측의 설명에 마이너스 통장을 깨 가까스로 마련한 36만 원을 송금했다.
돈을 송금한 김 씨가 회사를 다시 찾은 건 소양 교육이 있던 지난 4월 27일.
하지만 굳게 닫혀 있는 문을 보고 김 씨는 그제서야 사기라는 걸 눈치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BestNocut_R]
김 씨는 "오는 9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다 이런 일을 당했다"면서 "아내와 두 아들에게는 창피하고 미안해 취업사기를 당했다는 말조차 못 꺼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피해자 수십 명, 피해금액 2천만 원 넘어김 씨처럼 A회사에 취직하려다 돈만 고스란히 날린 피해자들은 수십 명.
이 가운데 5명은 B지부장 등 4명을 상대로 대전 둔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같이 고소를 당한 여직원 C씨는 "돈을 날린 건 나도 마찬가지"라며 "2주일치 급여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씨에 따르면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대전과 청주 지역에만 30여 명. 피해 금액만 2,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해 수사를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취업사기 피해자, 생활정보지에 '분통' |
대리운전 취업 사기와 관련해 광고주의 신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광고를 게재한 생활정보지의 허술한 고객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법적 책임은 없다지만 생활 정보지가 광고를 게재한 A회사의 사업자등록증 등 최소한의 확인 과정을 제대로 거쳤다면 이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광고를 접한 생활정보지가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에 아무 의심 없이 A 회사를 믿을 수 있었고 돈도 송금할 수 있었다”며 “마지막까지 확인하지 못한 나에게도 잘못은 있지만 광고를 게재해 돈만 챙기고 뒷일은 나 몰라라하는 정보지도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활정보지 관계자는 "청약서와 개인 주민등록번호를 확보한 뒤 광고를 게재했다"면서 "일일이 국세청에 가서 사업자등록증을 조회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