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사단 급수지원
"국민의 군대에겐 가뭄피해 지역을 돕는 일도 중요한 작전입니다"
강원 남부지역 향토사단인 제 36보병사단은 요즘 국방의 의무와 함께 '제 2의 적(敵)'과 맞서 싸우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가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광역상수도 공급이 시작된지 20년만에 처음으로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태백과 정선, 영월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이 그것이다.
36사단은 지난 1월 28일부터 연인원 2천여명, 급수차 등 장비 20여대를 동원해 급수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급수차 등이 11개 단수 지역에 식수를 지원하는 사이 장병들은 아침 9시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고지대 주민들을 위해 생수를 운반해주는 일과를 묵묵히 소화해내고 있다.
저녁 5시까지 수십개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먼거리를 왕복하다보면 막바지 추위 속에서도 온몸이 땀에 젖기 일쑤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장병들은 새로운 보람을 찾아내고 있다.
"몸은 힘들죠. 하지만 물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저희 군인들로 인해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하루 빨리 비가 내려서 주민들이 활짝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달 넘게 현장에 투입돼 급수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준희(25) 상병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주민^ 군장병
급수차로 공급된 물의 양만 3천 308톤, 직접 손으로 운반한 1.5리터 생수병은 155만 천 263병이다.
이같은 장병들의 급수 지원 활동으로 고통을 덜게 된 주민은 현재까지 만 백여가구, 2만 2천여명에 이른다.
태백시 황지동의 한 주민은 "지역에 고지대 마을이 많아 주민들이 직접 생수를 운반하기 힘든 상황인데 군인들이 나서주는 덕에 불편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36사단은 2006년에도 '물과의 전쟁'을 치른 적이 있다.
2006년 7월 16일 집중호우로 평창에서 관광버스가 고립되자 장병들이 흙탕물을 헤치고 구조작전에 나서 탑승객 30여명의 목숨을 구한 것을 시작으로 한달 가까이 연인원 7만여명과 8천여대의 장비를 투입해 수해복구와 인명구조 활동을 펼쳤었다.[BestNocut_R]
또 평창군 진부면 등 10개 면 지역에서 천 8백여채의 가옥을 복구하고 만 7백여km에 이르는 80여곳의 유실도로와 제방을 응급복구하는데 앞장섰던 전력도 있다.
이듬해 36사단은 공로를 인정받아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36사단장 이용석 소장은 "장병들의 대민지원이 주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었다면 그 자체가 보람"이라며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가뭄이 해소될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