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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력유출 면에서 다른 경쟁국들과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다른 경쟁국들도 빠져나가는 고급인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두뇌유출이 급속히 확대된 것에 비해, 인도 중국 등 경쟁국들의 인력은 오히려 돌아오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유출(Brain Drain) 지수는 1995년 7.53에서 2006년 4.91로 뚝 떨어졌다. 지수가 10을 가리키면 인재의 완전 유입, 0점은 완전 유출을 뜻한다. 과거 인재를 빨아들이는 추세였던 한국이 인재를 대폭 내보내는 추세로 역전된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국들의 사정을 보자.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경제규모(GDP기준) 세계 12위로 올라선 인도의 분발이 가장 눈에 띈다.
인도는 95년 두뇌유출 지수 3을 기록했던 국가지만, 2006년은 6.76으로 대폭 뛰어올랐다. 세계적으로 이공계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인도의 고급 인력들이 고국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사이 한국과의 전세가 완전히 뒤집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돌아오는 인력보다 유출되는 인력이 많기는 하지만, 순유출 수준은 10년 사이 상당히 낮춰졌다. 이공계 출신의 정치 지도자가 많고, 과학자를 우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인력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BestNocut_R]
영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급속한 경제성장에 성공한 아일랜드도 10년 사이 급반전했다. 95년 두뇌유출지수가 2.62에 불과해 심각한 인재유출을 겪었으나, 2006년 8.14로 뛰어올랐다. 두뇌유출 지수만 보더라도 그 나라 경제발전의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는 강대국들을 보면 각국의 인재를 빨아들여, 자국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지수는 2006년 7.84에 이른다.
95년에 8.51에 이르는 독보적인 인재유입을 자랑했다가 그나마 조금 떨어진 것이다. 북유럽의 강국 노르웨이는 원래 높았던 인재유입 수준이 더 높아지고 있다.
95년 7.67에서 2006년에는 7.83까지 올라서 미국을 바짝 따라붙었다. 일본과 독일도 유입정도가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인재 유입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통합된 홍콩의 경우도, 인도나 아일랜드 못지 않은 인재 흡수창구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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