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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금기' 깬 김무성…朴대통령은 '침묵'



국회/정당

    개헌 '금기' 깬 김무성…朴대통령은 '침묵'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윤창원 기자

     

    2014년 정기국회가 끝나는 올해 말부터 개헌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는 정치권의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개헌 성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입장이 확고해 개헌이 가시권에 들어가려면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 주장을 돌파하거나 설득을 통해 개헌 동조세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의 입장변화 조짐이 없어 개헌론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발 물러선 김무성 대표 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중국 상하이 기자간담회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지고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며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

    대표에 취임한 뒤 줄곧 개헌지지입장을 밝혀온데다 원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김무성 대표의 정치적 위상, 정치현안에 대한 추진력 때문에 상하이 개헌발언은 정치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야당은 환영입장을 밝혔고 개헌에 동조하는 국회의원들도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 발언 탓에 청와대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가부간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채 정치권을 주시하고 있다. 박대통령이 ASEM 참석차 출석해 민감한 현안인 개헌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작용한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는 17일 발언 하루만에 새누리당의 공식회의 석상에서 개헌 봇물주장을 톤 다운시켰다. 김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킨 데 대해 "제 불찰이다, 대통령께서 ASEM 외교를 하고 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개헌 발언을 하자 청와대에서 발끈한 것 같다"며 "집권여당 대표가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면 정치도, 집권여당도 불행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의혹의 눈길을 보낸 것이다. 청와대가 모종의 압력을 행사해 김 대표가 발언을 번복했다는 의심이다.

    침묵하는 청와대

    사안의 민감성을 인지한 때문인 지 청와대는 이 문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입장이 나오지도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느라 자리를 비운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체적으로 청와대는 현시점의 개헌논의에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7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문제에 대해 전혀 논의가 안됐다”며 일체의 언급을 자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봇물발언 인지여부에 대해서는 “국내상황에 대한 언론보고는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곳(체류지)에서도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내놓은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힘을 얻는 개헌론에 대해서는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국민들은 개헌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분위기가 그렇다. 국민들은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개헌에 극도로 민감한 스탠스로 일관하면서 자연히 박근혜 대통령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언 거둬 들였지만 ‘얻을 건 얻었다?’

    개헌이 지론인 김무성 대표는 대표 취임초부터 개헌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해왔다. 지난 8월 관훈토론회에서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해결되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6일 대통령의 블랙홀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도 개헌에 대한 찬성론을 적극 밝혀왔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의 지난달 파상적인 개헌논의 때도 박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한 듯 정기국회가 끝날때까지는 개헌논의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발언에 보조를 맞춰왔다.

    그런 그가 돌연 금기를 깨고 봇물발언을 한 것은 부주의한 실수라기보다는 계산된 발언 아니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요구대로 정기국회 중에는 경제살리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개헌논의를 자제하겠지만 정기국회가 끝난뒤에는 개헌논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김무성 대표가 서둘러 발언을 주워 담았지만 개헌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보다 분명히하고 또 개헌논의에 불을 지핌으로써 청와대와의 껄끄러운 관계라는 실도 있지만 득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17일 한발 물러설 때도 정기국회 종료를 개헌논의 인내의 마지노선으로 분명히 밝혔다. 김 대표는 "연말까지 개헌 논의가 없어야 한다.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당에서는 개헌 논의가 일체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뒤집어 얘기하면 정기국회 뒤에는 개헌논의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실려 있다.

    국회 개헌특위는 개헌논의의 시작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논의를 누르고 있지만 정기국회 종료와 함께 개헌논의는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문재인 비대위원, 박지원 비대위원,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회 지도부는 대부분이 개헌논의에 찬성입장이고 하루 빨리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특위가 구성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개헌특위가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개헌논의의 진전과 개헌추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데는 무리가 있다. 집권세력의 정점에 서 있고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박근혜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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