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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운동회 父 "응원전화 쇄도에 간식비 송금까지"

사회 일반

    감동운동회 父 "응원전화 쇄도에 간식비 송금까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대열 (용인 제일초등학교 김기국 어린이의 아버지)

    최근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적신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가을운동회 사진인데요. 사진 속에는 5명의 남자아이들이 달리기 트랙에 서서 나란히 손을 꼭 잡고 있습니다. 운동회에서 달리기를 하는데 일렬로 서서 손을 붙잡는다. 이거 뭔가 이상하죠. 자세히 살펴보니까 운동회에서 늘 달리기 꼴찌를 하던 친구를 위해서 다른 친구들이 그 친구 손을 꼭 잡고 같이 달린 거랍니다. 알고 보니 늘 꼴찌를 도맡아하던 그 친구에게는 장애가 있었던 거죠. 이 소식은 아이의 가족들이 온라인에다 글을 쓰면서 알려졌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가족 한 분을 만나보죠. 용인 제일초등학교 6학년 김기국 군의 아버지세요. 김대열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 김대열> 네, 안녕하세요. 기국이 아빠 김대열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 감동의 순간에 운동장에 계셨던 거죠?

    ◆ 김대열> 예.

    ◇ 김현정> 제가 지금 5명 사진을 보고 있는데, 그러니까 5명 어린이가 손 잡고 쭉 달리는 가운데, 그 맨끝에 있는 또래보다 좀 키가 작은 친구. 이 친구가 기국이에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좀 체격이 작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요?

    ◆ 김대열> 기국이가 연골무형성증 때문에 키가 자라지를 않습니다.

    ◇ 김현정> 연골무형성증,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러면 지금 6학년인데 키가 어느 정도 되는 거죠?

    ◆ 김대열> 지금은 한 114나 115,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114나 5. 그러니까 매년 운동회 할 때마다 달리기는 좀 늘 처질 수밖에 없었겠어요, 당연히.

    ◆ 김대열> 출발할 때는 빨리 출발을 하는데, 다른 아이들이 골인지점에 가면 기국이는 반 정도 달려와 있곤 하죠.

    ◇ 김현정> 그러면 혹시 기국이가 달리기 나가기 싫다고 아버지한테는 그러지는 않던가요?

    ◆ 김대열> 5학년 때는 그러더라고요. 아빠 나 달리기 안 하면 안 되느냐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사실 선생님한테 사정을 말씀드리면 얼마든지 선생님이 빼주실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안 하셨어요?

    ◆ 김대열> 아이가 지금부터 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걸 배우면, 나중에 성장이 돼서 사춘기도 겪고 할 텐데 그런 것들을 이겨나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하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열심히 달려서 지는 게 낫다. 그렇게 얘기를 해 줬죠.

    ◇ 김현정> 네가 꼴찌를 하더라도 그건 결코 꼴찌가 아니다. 최선을 다했으면 된다. 이렇게 말씀 하시면서 설득을 하신 거예요. 기국이를. 그래서 올해 6학년이 됐는데 또 출전을 하게 됐어.

    ◆ 김대열> 네.

    ◇ 김현정> 그런데 올해 운동회는 뭔가가 달랐습니다. 달리기 경주가 시작이 됐는데 처음에는 여느 때처럼 맨 끝에서 달리고 있었던 거죠?

    ◆ 김대열> 네. 많이 차이가 났죠. 사실 많이 차이가 나서 중간에 그만두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 김현정> 많이라면 얼마나 벌어졌습니까, 처음에는?

    ◆ 김대열> 처음에는 한 30m 정도 뒤떨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장애물 경기였는데, 마지막 장애물을 통과하고 나서 아이들이 갑자기 서서 기국이가 오기를 계속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기국이 손을 붙잡고 같이 골인지점까지 들어간 거죠.

    (사진=김대열씨 제공)

     


    ◇ 김현정> 장애물을 다 넘었는데, 빨리 가서 1등선을 끊어야 되는데, 아무도 달리지 않고 4명이 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거예요.

    ◆ 김대열> 네.

    ◇ 김현정> 아버님 갑자기 깜짝 놀라셨겠는데요, 이게 무슨 일인가?

    ◆ 김대열> 네, 많이 놀랐죠. 아들이 막 울더라고요, 이 녀석이. 그래서 물어봤죠. 너 왜 울었냐고 그랬더니 친구들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많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거 아셨어요, 아버님?

    ◆ 김대열> 처음에는 몰랐죠.

    ◇ 김현정> 모르셨어요. 아니, 도대체 이런 깜찍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벤트를 누가 생각한 거랍니까?

    ◆ 김대열> 친구들 4명이 기국이가 그런 장애가 있다는 걸 알고, 기국이가 꼴찌를 해서 창피 당하고 그러니까 그런 걸 없게 해 주자. 아마 이렇게 사전에 모의를 가졌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선생님이든 누가 나서서 어른들이 지시를 한 게 아니라, 13살짜리 아이들이 모여서 모의를 한 거예요? (웃음) 작전을 짠 거예요?

    ◆ 김대열> 네, 선생님한테 우리가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해도 되느냐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허락은 받고. 그러니까 선생님께서는 당연히 흔쾌히 칭찬하면서 그렇게 하라고 하셨겠죠.

    ◆ 김대열> 네. 작년에 5학년 때도 달리기를 하는데 반 바퀴 정도가 차이가 났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그 옆에서 같이 뛰어주시면서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을 해 주시면서 골인점까지 달려주시더라고요. (눈물)

    ◇ 김현정> 그때 그 담임선생님이 지금 같은 선생님이시군요.

    ◆ 김대열> 너무 좋은 분이세요.

    ◇ 김현정> 지금 아버님 눈물이 나셨어요. 감정이 좀 복받치셨어요. 그런 훌륭한 선생님이 계시니까 또 이런 훌륭한 제자들이 나온 거겠죠, 기국이의 친구들. 그 경주가 다 끝나고 나서 그 4명의 친구들, 혹시 아버님 만나보셨어요?

    ◆ 김대열> 따로 만나지는 않았고요. 너무 친구들이 고맙고 감사해서, 아들한테 '너희 반 친구들한테 피자를 다 사주고 싶다'고 하고 다음날 제가 카드를 줬어요.

    ◇ 김현정> 신용카드 주셨어요, 한 턱 쏴라?

    ◆ 김대열> 네. 애들이랑 먹고 싶은 거 같이 사먹어라 그랬더니, 선생님이 '그건 너무 부담이 돼서 안 되고 줄여서 해라' 그러셨나 봐요. 그래서 같이 달리기 했던 아이들하고 같이 시내 나가서 피자 먹고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처음 1등한 거잖아요, 공동 1등. 소감이 어떻다고 합니까?

    ◆ 김대열>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감사하고 고맙다고. 저도 '아빠도 4명의 아들들이 생겨서 좋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 김현정> 기국이 꿈은 뭡니까?

    ◆ 김대열> 축구선수도 하고 싶다고 하고. 과학자도 되고 싶다고 그러고. 저는 임신했을 때부터 어려움을 겪어왔으니까, 이 세상에 배고픔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네 일생을 바쳤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를 제일 많이 해 주죠.

    ◇ 김현정> 세상의 어려움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네가 좀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늘 하고 계시는군요. 그게 과학자가 됐든 무엇이 됐든 간에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라.

    ◆ 김대열> 그리고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댓글을 보니까 더 감동이 되더라고요. 어떤 분은 학교선생님한테 전화를 해서, 꼭 내가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줘야 된다고.

    ◇ 김현정> 정희옥 선생님한테 전화해서요?

    ◆ 김대열> 예. 10만원을 보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어린이들하고 회의를 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김현정> 정말 세상에, 그런 분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우리가 살 만한 세상인 것 같아요.

    ◆ 김대열> 네. 저도 너무 놀랐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말씀, 감동적인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대열>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 가을운동회의 주인공 김기국 군의 아버님이세요. 김대열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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