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지난달 21일 동부전선 GOP 초소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합동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의 피의자 임모(22) 병장이 동료들을 향해 수류탄을 몰래 투척한 뒤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15일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임 병장이 계획적으로 동료 부대원들을 살해하고 무장 탈영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임 병장은 경계근무 후 저녁 8시쯤 소초 복귀를 위해 삼거리에 동료 7명과 함께 집결하였다가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근무장소였던 초소로 갔다가 되돌아왔다.
이어 소대원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동료들이 모여 있는 그늘막 뒤편에서 은밀히 수류탄의 포장을 뜯고 안전핀을 제거한 후, 몰래 수류탄을 굴린 다음 자신은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
임 병장은 바로 실탄을 장전해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 10여발을 단발로 사격했고 심한 파편상을 입고 피신하던 김모 하사는 소로길 초입 부근에서 피격돼 현장사망했다.
또 나머지 소대원들을 살해하기 위해 소로길을 따라 소초방향으로 이동한 뒤 창고부근에서 생활관으로 피신 중인 소대원들에게 수 발을 사격하여 2명이 사망했다.
두 명 가운데 김 일병은 파편상을 입은 차모 일병을 부축해가다 피격돼 현장에서 사망했고 이모 상병은 총상을 입은 채로 생활관 중앙현관까지 대피하였지만 사망했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그 후 임 병장은 생활관 복도로 진입한 뒤 반대 쪽을 바라보고 있던 동료들에게 실탄 두발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진모 상병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생활관을 향해 수차례 사격을 한 뒤 사고지점인 삼거리 방향으로 도주하던 중 인근에서 파편상을 입은 최모 일병이 "임 병장 여기 있습니다"라고 소리치는 방향을 향해 1발을 발사하여 그를 살해했다고 수사단은 설명했다.
(그래픽=육군 공보과)
사건 당시 부대원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수사결과 드러났다. 당시 소초장(중위)은 소초장실에서 잠을 자다 상황을 보고받고 소초원들에게 대피한 뒤 임 병장을 제압하기 위해 삼거리로 갔지만 임 병장의 총격을 받고 피신했다.
하지만 소초장은 지원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사건현장을 이탈해 인접소초로 이동했다.
수사단은 "결국 소초장은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현장에서 부하들과 함께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해야 하는데 그 지휘책임을 다하지 못한 과오가 인정되어 현재 구속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간부인 임모 하사는 최초 삼거리에서 수류탄 파편상을 입고, 주변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가 소초장에게 "임 병장을 사살하겠다"라고 보고한 뒤 소초 생활관 쪽으로 이동했다.
이때 맞은편에서 올라오던 임 병장과 마주친 임 하사는 곧바로 2발을 대응 사격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것이 전 부대원을 통틀어 임 병장을 향해 대응 사격한 것의 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단은 "수사결과 이번 사건은 피의자 임 병장의 계획적인 단독범행으로 밝혀졌다"고 결론지었다.
수사단은 임 병장을 '상관살해'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소초장은 '명령위반' 및 '전투준비태만'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