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타디오 다스 두 나스 경기장(사진=유튜브영상 캡쳐/자료사진)
국제축구연맹(FIFA)가 브라질 월드컵 경기장 내에서 현지 음식 판매를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월드컵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찾아온 수 많은 관광객들은 축구를 즐기며 아름다운 브라질의 풍광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지역 특색에 맞게 아름답게 꾸며진 월드컵 경기장과는 달리 경기장 내에서는 브라질의 향취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지난 5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국(NPR)은 "경기장 안에는 미국산 맥주 버드와이저와 코카콜라, 치즈버거와 터키식 샌드위치 등만 있을 뿐"이라며 "경기장 안에서는 당신이 브라질에 있다고 믿기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NPR은 "후원 기업들만 보호하며 방만 경영을 일삼는 국제축구면맹(FIFA)가 문제"라며 "FIFA가 현지 음식을 판매하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FIFA는 애초 경기장 1.6㎞ 내에서 현지 음식 판매를 금지시켰다. 현지 음식을 팔아온 리타 산토스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장을 FIFA와 브라질 정부가 원하는 것만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FIFA가 현지 음식 판매를 금지하자 대규모 시위와 온라인 서명 운동이 일어났고, 그제야 FIFA는 경기장 인근에 있는 '팬 구역(Fan Zone)'에서 현지 음식 판매를 허락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브라질 시민은 "우리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아직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남아 있다"고 NPR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NPR은 "FIFA와의 싸움에서 얻은 승리는 매우 중요한 경험"이라며 "미래에 월드컵을 개최할 국가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장 내에서는 브라질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없다. 축구를 관람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은 미국산 맥주, 치즈버거, 핫도그와 같은 음식뿐이다.
포르투갈 경제학자 엘리야 삼파이우(Elias Sampaio)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FIFA가 월드컵을 통해 더 많은 현지 문화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현지 문화를 고려하지 않는 FIFA의 극심한 상업주의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