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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 절대 가져가면 안되는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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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미국 학교에 절대 가져가면 안되는 2가지

    • 2014-06-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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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 레터]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지난 2월 미국에 와서 아이들을 학교에 등록시킬 때 일이다.

    지역 교육청 직원이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학교를 각각 배정해 준 다음 학사 일정과 수업 방식, 도움받을 연락처 등을 꼼꼼하게 알려줬다. 교육체계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이사 왔다는 점, 미국의 학교 교육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설명 같았다.

    이 직원은 마지막으로 "꼭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며 '절대 학교에 가져가서는 안 될 2가지'를 일러줬다.

    첫번째는 '총'이라고 했다. 순간 "당연하죠"라는 말이 나왔다.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하지만 이어진 설명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물론 진짜 총은 절대 안되죠. 그리고 장난감 총, 물총도 안됩니다. 또 팬 케이크나 쿠키를 만들어가더라도 총 모양은 절대 안돼요. 예전에 물총을 학교에 가져간 학생과 총 모양 쿠키를 간식으로 가져간 학생 모두 정학 당한 적이 있답니다."

    혹시라도 셔츠에 총 그림이 있다면 학교엔 절대 입고 가선 안 된다고도 했다. 총 모양이라고 해서 장남감과 쿠키까지 징계 대상이라니… 지나친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글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하던데요.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총'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알레르기'라는 표현이 참 적확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곳에 온지 몇 달 만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총격 사건을 접했는지 모른다. 당장 오늘만 해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격 사건으로 4명이 숨졌다.

    지난 주에는 시애틀퍼시픽 대학에서 묻지마 총격이 있었다. 수시로 발생하는 학교내 무차별 총격 사건들을 생각하면 총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감과 과잉 반응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미국에서 '총'은 절대 장난이 될 수 없는 현실이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그 다음, 학교에 가져가선 안 될 두번째 물건은 바로 '약'이었다. 이건 특히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산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교육청 직원은 어떤 경우라도 학교의 허락없이 약을 가져가선 안된다고 했다. 약을 먹어야할 상황이라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과 함께 약을 학교 보건실에 맡긴 뒤 정해진 시간에 보건 교사의 지도에 따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다면 아이가 갑자기 감기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한다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또 소화가 잘 안될 때는 어쩌라는 것인가? 사실 한국에서는 급식 시간에 챙겨 먹으라고 감기약이나 소화제를 애들한테 흔히 들려 보내지 않았던가?

    그 직원은 "특별한 질병이나 문제가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인의 지도하에 약을 먹게 해야 한다"며 "감기라면 약 없이도 나을 수 있고 만약 약 먹을 정도라면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병원에 가거나 집에서 쉬는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양이 약 처럼 생긴 사탕도 안된다고 귀띔해줬다. 이유는 간단했다. 미국내 마약 중독자는 450만명. 의도와는 달리 또 다른 약, 마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오해 받아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아이들에게 쉽게 약봉지를 들려 보내는 우리의 모습은 되돌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탕까지도 마약으로 오해하는 이곳 학교의 현실은 미국 사회의 또 다른 일면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학교에 절대 가져가선 안될 2가지. 총과 약. 미국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며 접한 미국 사회의 그림자, 그 그림자가 예상보다 짙고 길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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