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에 당선된 새정치민주연합 권선택 대전시장 후보.
전통적인 여도(與都)인 대전과 청주, 춘천시가 6.4 지방선거 여야의 승패와 희비를 갈랐다.
대전시와 청주, 춘천시, 원주시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큰 표를 몰아주는 바람에 야당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에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들 도시들 때문에 턱밑까지 다가온 '선거 승리'를 날리게 됐다.
특히 대전시장 선거는 지방선거가 시작된 지난 1995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민주'라는 단어가 들어간 정당, 정통 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새정치민주연합의 권선택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했다.
권선택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20년 만에 민주개혁세력이 대전시장을 차지했다"고 스스로 대견스러워했다.
권선택 후보는 50.6%를 차지해 46.7%를 얻은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를 2만 2천여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세월호 참사 이전만 해도 여당 박성효 후보의 지지율이 두 배 가량 차이로 권선택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난주까지도 오차범위 밖인 10%p이상 리드했다.
그런 기류가 사나흘 전부터 바뀌기 시작, 선거 하루 이틀 전부터 이변 예상지역으로 꼽히더니 결국 최대 이변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전시의 6개 구청장 가운데 대덕구 한 곳을 뺀 동구와 서구, 유성구 등 5개 구청장을 차지했다.
충남북 선거를 지더라도 대전을 건질 것으로 예상한 새누리당은 아연실색했다.
충청권의 새누리당 의원은 "대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운동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얼굴에 자해를 당한 뒤 수술을 마치자마자 "대전은요"라고 챙긴 곳이었다. 이후 여권의 텃밭처럼 인식된 대전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에 치명타를 가한 것이다.
(위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충북도지사 당선자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당선자. (자료사진)
청주시의 선거 결과도 주목을 끈다.
충북 도지사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를 2만 표 차이로 이겼다.
청주시의 표심에 힘입어 승리한 것이다.
이시종 후보는 고향인 충주에서 윤 후보에게 4천여 표를 졌으나, 충청북도의 최대 선거구인 청주 흥덕구와 상당구에서 크게 이기는 바람에 재선 고지를 지켰다.
특히 청주 유권자들은 도지사는 야당을, 시장은 여당을 선택했다.
대전시와 청주시 유권자들이 야당의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싹쓸이에 혁혁한 공을 세운 셈이다.
강원도 춘천과 원주시도 야당의 최문순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줬다.
최문순 후보는 여당 최흥집 후보의 고향인 강릉시에선 크게 졌다.
그러나 춘천(60%)과 원주시(52%)에서 승리해, 절치부심하던 새누리당의 강원도지사 탈환 의지를 꺾었다.
충북지사와 강원도지사 선거는 여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였다.
충북과 강원도가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른 지역이다.
대전과 청주·춘천·원주시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하여금 중원을 지킨 결과를 안겨줬다고 분석할 수 있다.
야당의 중원 장악이라는 뜻밖의 선물은 이들 도시로부터 얻은 어부지리 결과다.
충청북도와 강원도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거의 몰살을 당할 정도로 참패했기에 더욱 값진 성적표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