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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에서 배워야 할 상생과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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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제주 4.3에서 배워야 할 상생과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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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사설]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눈물을 흘리는 4.3 유족. (자료사진)

     

    올해 66주년을 맞은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이 처음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로 열렸다. 4.3사건은 지난 2000년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2003년에는 정부 차원의 사과문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민간단체가 행사를 주관해오다 최근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처음으로 정부 주도로 추념식을 가진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가운데 하나인 제주 4.3은 군경에 의한 대량 양민 학살이라는 점에서 뼈아픈 과오를 남긴 사건이다.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좌익의 무장봉기와 미군정의 강압이 계기가 돼 민중항쟁으로 이어졌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무고한 양민이었다. 군경의 대규모 토벌 과정에서 무려 2만 5천 명에서 3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세기 이상 폭동으로 불리며 제주도민의 한이 서린 4.3사건이 국가가 정한 기념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사건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분명하게 이루었다는 점에서 평가받아 마땅하다. 더불어 이 사건이 이제 극한의 대립에서 벗어나 상생과 화합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기념일 지정의 실질적인 계기가 됐지만 서로 정반대의 입장에 섰던 가해자와 피해자가 이미 하나가 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서로 등을 돌리고 살아온 희생자 유족회와 전직 경찰관 단체인 경우회가 지난해 반목의 역사를 반성하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대화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추념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도 "제주의 화합과 상생 정신을 미래지향의 창조적 에너지로 더욱 승화시켜 온 나라로 확산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최근까지 일부 극우 단체들은 4.3의 국가 기념일 지정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벌였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진상규명의 성과를 부정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움직임은 좌우 이념을 극도로 부각시켜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역사를 퇴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런 모습이다. 지금은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다짐하면서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상생과 화합의 모습을 제주에서 배우고, 국가 기념일로 새롭게 태어난 4.3 사건이 그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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