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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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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카페]

"포도주는 입으로 오고, 사랑은 눈으로 오네. 그게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진실이라고 알아야 할 전부라네." W. B. Yeats 가 노래한 이런 감칠 맛 나는 낭만도 있다.

"얼음위에 댓님 자리 펴서, 임과 나와 얼어 죽을 망정, 정둔 오늘밤 더디 새소서. 더디 새소서." 우리 먼 윗대 할머니들이 읊었던 이런 처절한 정열도 있다.

현대 과학은 이런 낭만적인 사랑, 정열적인 사랑을 두뇌 속의 화학 작용으로 설명한다. 화학적으로 말하자면 사랑은 미친 짓이라는 결론이다.

[BestNocut_L]사랑은 도파민(dopamine)이라는 화학 물질이 철철 넘치는 상태라고 한다. 도파민은 사람에게 활력을 넘치게 하고 능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며칠씩 잠을 안 자고 사랑을 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승화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사랑하는 상태는 또한 핏속의 세라토닌 농도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세라토닌은 도파민 분비를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과 편집강박증 (obsessive-compulsive disorder)상태에 있는 사람은 똑 같이 세라토닌이 보통 사람에 비해 40% 정도가 적다고 한다. 따라서 사랑에 빠진 사람이나 강박증, 편집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도파민이 넘쳐흐르는 것이다.

사랑과 정신병은 서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OCD에 걸린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고 또한 무슨일이 든지 꼭 하지 않은면 안 된다는 강박증에 시달린다. 사랑도 화학적으로는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열렬하게 사랑에 빠진 상태를 영어로는 "madly in love"라고 한다. 글자 사랑은 미친 상태이기 때문에 미친 듯이 사랑한다는 표현이 가장 적당하다.

그 사랑이란 미친 상태가 얼마나 갈까? 불 같은 사랑도 4년이면 식는다고 한다. 남녀가 미치게 사랑해서 애를 낳고 그 애가 젖을 뗄 때까지의 시간이 4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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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족 보존의 관점에서 그 전에 사랑이 식어서 남녀가 헤어지면 그 아이가 살아날 확률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은근한 불기가 남아있는 사랑은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화학물질 덕이다. 평생을 부부로 사는 원앙새는 이 화학 물질이 많다. 사람 부부도 옥시토신이 생겨야 백년해로를 한다.

''사랑, 그래도 그 미친 짓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미쳐버리는 것이 사랑이다.'' (*2006년 2월호 National Geographic에 게재된 "What is Love?"라는 기사에서)

김지영(재미변호사) jkym@yahoo.com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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