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규
국내 최초로 경제학자의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실렸다.
경북대는 경제통상학부 최정규 교수가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과 전쟁의 공동진화(The Coevolution of Parochial Altruism and War)'''' 논문의 주 저자로 10월 26일 발간되는 사이언스 318호(Science vol 318)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산타페 연구소와 이탈리아 시에나 대학 경제학과 새뮤엘 보울스 교수를 교신저자로 집필한 이번 논문은 ''''이타성의 진화''''가 ''''외부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와 결합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게임이론에 적용시켜 함께 논의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경제학자의 논문이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실렸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정규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인간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행위적 속성이지만 그 동안 따로 연구되어 오던 ''''이타성(altruism)''''과 ''''자기집단중심주의(parochialism)''''가 어떻게 함께 진화할 수 있는가를 게임이론에 기초한 행위자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였다.
이타성은 행위자에게는 비용(손해)이 수반되지만 집단에게는 편익을 주는 행위를 말하고, 자기집단중심주의란 타민족, 타종교, 타인종 등 행위자가 속한 집단의 외부인에 대해서 보이는 적대적 태도를 의미한다. 이 두 행위적 속성의 결합으로써의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parochial altruism)''''이란 자신의 집단 성원에게는 이타적이지만 외부인에게는 적대적인 모습을 띠는 이타성을 의미하는데, 이런 이타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진화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BestNocut_L]왜냐하면 이타성도 그렇고 외부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도 그렇고 그러한 속성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신의 물질적인 보수의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에서는 이러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을 흔히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규 교수는 논문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타성이나 외부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 없지만 그 결합체인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은 집단간의 적대적 경쟁을 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게 만들고, 또 그 적대적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진화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정규 교수는 ''''민족주의나 종교적 갈등, 그리고 전쟁 등은 현재 우리 시대에서 나타나는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의 한 표현''''이며, ''''조세 등을 통해 자신의 소득 상당부분을 공공영역에 지출하여 공공의 혜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극심한 빈곤상태에 처해 있는 다른 나라의 국민들에게 지출되는 소득의 비중은 1%도 안 된다는 것 역시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의 예''''라고 밝히고 있다.
최정규 교수는 이번 사이언스 논문게재로 경북대에서 질높은 우수연구논문 저술을 독려하기 위해 사이언스와 내이처지 게재 논문에 대해 지급하는 학술장려금의 첫 수혜자가 됐다.
최정규 교수는 1990년 8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으며, 2005년 2월부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최정규 교수는 학제간 연구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는 산타페연구소에서 2003년 9월부터 2005년 1월까지 박사후연구원을 지내면서 학제간 연구를 했다. 최정규 교수는 ''''이번 계기가 분과학문체계를 넘나드는 학제간 연구와 소통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히고 있다. 저서로는 ''''이타적 인간의 출현''''(뿌리와 이파리, 2004)이 있고, 역서로 ''''다원의 대답 Ⅰ: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은 있는가''''(이음, 2007), ''''승자의 저주''''(이음, 200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