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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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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동전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 2004-11-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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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지하금고실에 동전 가득쌓여…동전의 시장기피 심화

     


    최근 동전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말 경기와 주화(동전)수요간의 관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민간소비와 주화수요는 正(+)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다시말하면 경기의 좋고 나쁨에 비례해 주화수요의 많고 적음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2002년 1/4~3/4분기에 주화 순발행액(발행액-환수액)규모는 1,043억원이었으나 2003년 같은 기간에는 295억원을 대폭 축소했다.

    반면 2003년 상반기 실질민간소비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0.7%로 2002년 같은 기간(+8.4%)에 비해 크게 둔화되었다. 주화발행액이 큰 변동을 보이지고 않고 있음에도 순발행액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환수액이 그 만큼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가 좋지 않으면 퇴장(유통되지 않고 시장에서 사라진)된 동전들이 시장에 다시 등장하게 된다.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과 휴대의 불편,전자결제의 확대 등 여러 이유로 홀대받던 동전들이 경기침체에 힘입어 그 가치를 다시금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한 예로 IMF 관리체제하에서 한국은행 지하금고에는 주체를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동전들이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동전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금고바닥이 하중을 견딜 수 있을 까 하는 걱정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와 주화수요의 관계를 실례로 설명해 주고 있다.

    실제 1998년의 경우 10원짜리를 제외한 500원,100원,50원화는 순발행규모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 경기와 동전간의 함수관계에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동전들의 일탈이 시작된 것이다.

    IMF 관리체제하에서 보다도 더 어렵다는 요즈음 동전들이 시장기피가 심화되고 있다.

    100원짜리 동전을 예로 들어보자. 올 4월 5,688억원이었던 발행규모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더니 10월에는 5,922억원으로 3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동전의 환수규모가 줄어든 만큼 한은의 발행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와 주화수요간의 상관관계가 正이 아닌 負(-)의 관계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IMF 관리체제 때와는 달리 교통요금과 공중전화 등 동전을 사용하는 서비스의 지급결제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동전 사용 기회가 줄어들고 결국 가정에 방치되고 있다는 추정은 가능하다.

    그러나 민간소비가 올 3/4분기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동전들이 무대에 다시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

    불투명한 경기상황에 따라 푼돈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극도의 소비심리 위축 때문일까, 아니면 장롱 바닥틈새와 서랍 한 귀퉁이에 먼지에 쌓여 나뒹굴고 있는 동전들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더 후미진 곳으로 몸을 감추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동전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CBS경제부 구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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