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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똥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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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카페]

사향 고양이(civet)는 고양잇과의 야생 동물이다. 2002 년 사스(SARS) 파동 때, 그 병원균의 주범으로 몰렸으며 중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동물이다.

이 사향 고양이가 최고의 커피 제조기이다. 인도네시아 커피 농장 주변에 야생 사향 고양이가 산다. 이들은 밤에 몰래 커피 나무에 올라가서 잘 익고 냄새 좋은 커피 원두를 따 먹는다.

이 커피 열매가 채 소화되지 않은 채 다시 나온다. 사향 고양이의 배설물 속에서 커피 콩알을 골라낸다. 깨끗이 씻어 토기로 만든 볶음통에 넣고 볶아낸다. 볶은 커피원두를 돌 절구에 곱게 빻아 놓으면 그게 돈가루다. 고양이 똥 커피, 1파운드에 600달러지만 없어서 못 판다. 세계적으로 1년 총 생산량이 1000파운드 미만이다.

이 고양이 똥 커피는 일반 커피에서 나는 쓴 맛이 없다. 카페인이 적어서 약간 순한 맛이지만 향기가 기가 막히다. 마시고 나면 입에서 ''비오는 날 들판에서 나는 신선한 흙 냄새''가 남는다. 커피 열매가 고양이 뱃속에서 소화되는 동안 특별한 효소에 의해서 카페인이 약간 줄어들고 쓴 맛을 내는 단백질이 분해된다.

외국에서 팔리는 고양이 똥 커피가 진짜인지는 아무도 자신이 없다. 가격이 비싼 만큼 엉뚱한 것이 끼어들기도 한다. 미국의 한 커피 수입상은 100% 고양이 똥 커피인지 확실하지 않아 수입 판매를 포기하기도 했다.

[BestNocut_L]반대로 인도네시아 원산지에서 이 진귀한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도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다. 여러곳에서 문의가 오고 샘플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있지만 샘플만 꿀꺽하고 소식이 없는 사람이 많은 탓이다. 그래서 커피 농장 주인들은 차라리 사향 고양이를 보면 잡아 먹어 버리겠다고 말한다.

캐나다의 마시모 마르코니 (Massimo Marcone) 교수의 연구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먹는 이상한 음식을 모아놓은 책을 냈다. In Bad Taste? : The Adventure of Science Behind Food Delicacies. 2007년 7월 13일자 로스앤젤레스 기사로도 나왔다.

마르코니 교수가 군침을 내는 또 다른 먹을거리, 카수 프레지구(casu frezigu)라는 치즈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아침을 들지 않은 사람은 여기까지만 읽기를.

카페

 

카수 프레지구는 ''썩은 치즈''이다. 썩어도 그냥 썩은 것이 아니고 꿈틀거리는 구더기로 가득찬 치즈이다. 이 치즈를 사면 그 포장지 안에서 사각 사각 구더기가 기어다니는 소리가 난다고 한다. 둘 다 같이 먹는다.

이쯤 되면 우리가 먹는 보신탕은 신사음식이다. 보신탕 먹고, 고양이 똥 커피 한 잔, 잘 어울릴 것 같다.

카수 프레지구 치즈는? 글쎄 와인 두 병쯤 마신 다음에나 시도해볼까?

김지영(재미변호사) jky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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