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영화는 공포영화임에도 드라마에 더 공을 들이면서 최대한 ''깜짝공포쇼''를 자제한다.
''메스를 멈춰, 그녀는 죽지 않았어!''란 태그라인만 보면 아름다운 여인의 카데바(해부용시체)가 무서움을 주는 영화로 비쳐진다. 하지만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해부학실습실은 드라마가 잉태되는 공간일 뿐이다.
해부학실습 이후 6명의 팀원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 두 친구는 심장을 잃은 채 발견되고 한 친구는 충격에 정신을 놓고 만다. 남은 세 친구, 선화(한지민)와 중석(온주완), 기범(오태경)은 이 모든 비극이 팀에 배정된 카데바와 관계있다고 판단한다. 살기 위해 과거추적에 나선 이들은 지도교수 지우(조민기)와 얽힌 끔찍한 사건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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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교실''로 데뷔한 손태웅 감독은 "6명의 캐릭터는 죽어가는 사람의 머릿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팀원 중에서 단 한명만 살고 나머지는 차례대로 죽지만 기존 공포영화와는 다른 점을 보여준다. 끔찍하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갈수록 잔인함의 강도를 높이지도 않는다.
감독의 말처럼 인물은 공포를 주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는다. 출연분량과 상관없이 각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1구당 제작비 4000만 원이 투입된 카데바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해 가짜 티가 전혀 안 난다. 몇몇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인 화면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됐다.[BestNocut_L]
문제라면 공포가 음산하긴 하지만 오싹하지 않다는 데 있다. 정교한 드라마지만 너무 복잡해 어느 순간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느낌을 준다. 비극을 통해 순환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리려고 했지만 명확하게 전달되진 않는다.
''공포, 드라마, 캐릭터''의 절묘한 조화를 노린 감독의 의지를 느낄 수는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장르 미스터리 공포, 러닝타임 107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7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