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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스팸·보이스피싱…공공의 적 ''''전화 공해''''

    • 2007-07-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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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 피싱

     

    국내 휴대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4001만247명이다. 국민 6명 가운데 5명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휴대폰으로 물건을 사고, 사진을 찍고, 드라마를 본다.

    쉴 새 없이 문자를 보내는 ''''엄지족''''부터 전화기를 들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비즈니스맨까지 휴대폰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이들이 많다. ''''휴대폰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휴대폰의 ''''빛''''만큼이나 ''''그림자''''의 크기도 만만치 않다. 편리한 만큼 대가도 많이 치르고 있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윤모씨(26)는 지난달 말 하루종일 휴대폰을 붙들고 애를 태웠다. 면접을 본 기업체가 합격 여부를 휴대폰으로 통보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벨이 한 번 울린 뒤 끊겨버리는 전화가 몇 번이나 걸려와 화가 났다. 급한 마음에 발신번호로 다시 전화해봤지만 연결이 안되거나 엉뚱한 안내만 흘러나왔다. 모두 스팸전화였다.

    윤씨에게 걸려온 전화는 최근 유행하는 ''''원링(One-Ring) 스팸''''이다. 전화벨이 한 번 울린 뒤 끊기고, 다시 걸어보면 젊은 여성의 목소리로 ''''사진을 보내놨으니 무선인터넷으로 확인해보라''''고 유혹한다.

    발신번호가 060 등이 아니라 010으로 시작해 스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스팸전화 수법이 한단계 진화한 것이다.

    ''''문자 스팸''''도 끊이지 않는다. 인터넷에는 ''''오늘 날씨 좋네. 오랜만에 목소리 좀 듣자''''거나 ''''문자 친구 사귀고 싶어요. 제 사진 보려면 ***를 누르세요''''와 같은 문자에 속아 정보이용료만 날렸다는 사례가 흔하다.

    온라인 사행성 게임을 홍보하는 스팸도 증가 추세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통계로 일반 이용자 한 명이 하루에 받는 휴대폰 스팸은 0.53통이다.

    회사원 이모씨(26·여)는 얼마 전 사기를 당할 뻔했다. 지역의 홍삼영농조합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이벤트에 당첨됐으니 홍삼 한 상자와 제주도 무료여행권을 보내주겠다''''며 ''''세금 공제를 위해 16만원만 보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벤트에 참가한 적도 없었다. 사정을 알아보니 이미 여러 사람이 사기를 당한 수법이었다.

    인터넷엔 싸구려 홍삼을 배달해 놓고 이벤트 얘기는 모른 척한다는 호소가 줄을 이었다. 노인들에게는 무작정 홍삼을 보내놓고 ''''16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100만원을 웃도는 원래 판매가를 청구하겠다''''고 협박까지 한다고 했다.

    [BestNocut_L]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도 여전히 기승이다. 7일 청주에서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에 속아 노후자금으로 모은 560만원을 송금한 김모씨(75)가 사기를 당한 것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공해''''가 짧은 시간 안에 휴대폰 보급과 기능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면서 생긴 일종의 ''''지체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윤영민 교수는 ''''모든 기술에는 장점 못지 않게 ''''어두운 면''''이 있다''''면서 ''''기술의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이 ''''어두운 면''''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개인과 사회적 제도 사이의 간극이 커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윤교수는 ''''사회가 기술의 속성을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적응 과정을 통해 법적 제도와 도덕적 규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완전한 예방은 불가능하지만 당국과 이동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청강문화산업대 이동통신과 이상근 교수는 ''''해외에서는 ''''원하지 않을 때 나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전화 공해가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며 ''''감독 당국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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