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일부 보수 언론에서 어제와 오늘 계속해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형법 보완 입법이라는 열린우리당의 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북한 간첩 처벌이 어려워진다, 또 친북 집회와 강연을 처벌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서울시가 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면서 서울 공화국으로 독립을 선언해도 처벌할 수가 없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법학자 두 분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한국형사법학회 회장 동아대 허일태 교수, 동국대 법학과 김상겸 교수 연결합니다.
◆ 북한 공작원의 국내 간첩행위시
◎ 사회/정범구 박사>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와 형법 보완 개정 입법안을 내놓았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실제로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북한 공작원의 국내 간첩행위를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시는지?
◑ 허일태 교수>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 형법 98조에는 간첩죄를 규정하고 있고, 이 간첩죄는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하는 자는 처벌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여기서 조중동의 경우에는 북한 정권은 반국가단체이니까 적국에 포섭될 수 없다는 논조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98조의 적국 개념은 우리 형법 102조에 간첩죄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에 적대하는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는 적국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북한도 그런 단체에 속하기 때문에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김상겸 교수>
물론 그렇게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 즉 국가라는 것은 주권을 가지고 있는 독립된 국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한 과연 그렇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북한 공작원에게 금품 또는 은신처 제공시
◎ 사회/정범구 박사>
또 북한 공작원과 돈을 주고받거나 은신처를 제공해도 처벌을 못 하고, 북한 공작원이 국내에서 내국인을 접촉해도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것은 현행 국가보안법의 금품 수수, 편의 제공 죄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인데.
◑ 김상겸 교수>
국가보안법상의 규정이 삭제되면 그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과연 처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형법이라는 것은 남용이나 유추해석 없이 죄형법정주의에 따라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 마땅한 근거조항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 허일태 교수>
이 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양한 경우로 나눠서 생각해 봐야 한다. 금품 수수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북한 공작원임을 전혀 모르는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예를 들어 북한 간첩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들어왔다든지, 정부 주요 인사들을 살인할 목적으로 들어와서 활동했다든지, 또 그를 숨겨준 사람이 그 간첩의 입장에 부화뇌동해서 고의로 숨겨줬다면 형법 87조 3호에 의해서 처벌이 가능하다. 또 간첩의 경우, 예비음모죄가 있기 때문에 그 조항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국가보안법은 형법이지, 헌법이나 행정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 김상겸 교수>
국가보안법은 형사 특별법적인 조항들을 가지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으로써 헌법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그것을 단순히 형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북한군 잠수정 동해 상륙시 보고도 신고를 안 했다면?
◎ 사회/정범구 박사>
일부 언론에서는 또 북한군이 잠수정을 타고 동해안에 상륙한 것을 보고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현재로서는 불고지죄의 적용이 가능한데,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이 또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 허일태 교수>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양심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니까 양심을 보호한다면, 형법은 형벌이라는 가혹한 수단을 사용하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
다만 경찰이라든지 공무원 등 이런 것을 신고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이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히 일반인이 그렇게 한 경우에는 꼭 형법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 김상겸 교수>
사실 그것은 일리가 있다. 그래서 이 조항이 그동안 굉장히 문제가 됐던 조항이라고 볼 수 있고, 그동안 국가 보안법의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개정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됐다고 본다.
◆ 북한 행사에 정부 허가 없이 참석했다면?
◎ 사회/정범구 박사>
또 평양에서 열리는 조선노동당 행사에 정부 허가 없이 참여해도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은 국가보안법의 잠입탈출 및 회합 통신죄로 처벌할 수 있는데,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이에 대한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인데.
◑ 허일태 교수>
그와 관련해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있다. 그 법의 9조에 의하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 왕래가 가능하다. 허가를 받지 않으면 벌칙 규정이 있다.
◑ 김상겸 교수>
어떤 목적을 가지고 북한에 들어가서 행사에 참여했을 경우에는 법 외적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근거 없이 내버려 둘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인공기 흔들며 친북 집회시
◎ 사회/정범구 박사>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로, 현행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소위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흔들어도 처벌을 못한다는 것, 소위 찬양고무죄가 폐지 될 경우 이런 친북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김상겸 교수>
어떻게 보면, 단순한 행위냐, 아니면 적극적으로 가담한 행위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다. 그래서 그 문제는 법적인 문제와 함께 어떤 식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현실적인 문제와 결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공기를 흔드는 경우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 줄 것인지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본다.
◑ 허일태 교수>
그것은 형법이 아닌 집시법 등을 통해서도 처벌이 가능하다. 그런데 굳이 인간이 참기 어려운 고통을 주고 그 사람을 전과자로 만드는 형법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다만 그렇게 인공기를 흔들고 친북 집회를 한 그 단체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서 움직이는 단체라면 이것은 현행법에 의해서도 처벌이 가능하다. 일단 그 행태의 내용과 목적은 무엇이고, 배후가 어떤 것인지, 이런 여러 가지 정황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소한 행위까지 형법이 모두 간섭하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
◆ 서울시가 서울독립공화국을 선포한다면?
◎ 사회/정범구 박사>
또 예를 들어서 서울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수도 이전에 반대하면서 서울독립공화국을 선언해도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인데.
◑ 김상겸 교수>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현행 국가보안법에는 정부를 참칭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반국가 단체 구성죄에 의해 처벌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국가보안법의 그 규정이 폐지된다면, 이제 그런 것은 어떻게 처벌하겠나?
◑ 허일태 교수>
그 목적이 정부를 참칭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했다면 처벌이 가능하겠지만, 단순한 선언에 불과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처벌될 수 없다. 언젠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쳤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것을 처벌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 사회/정범구 박사>
결국 핵심은 형법상 내란죄가 국가보안법의 여러 가지 조항들을 대신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인데.
◑ 김상겸 교수>
지금 형법 자체는 특별법에 해당하는 국가보안법의 조항들을 대체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본다. 사실 외국이라든지 준적국이라는 개념도 모호한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부분에 대한 정리가 아직 완전히 정착돼 있지 않은 가운데서 단지 형법의 몇 조항을 보완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형법을 개정한다면 그 형법의 내용이 오히려 지금의 국가보안법의 내용을 앞서가는 더 강력한 처벌 규정을 가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형법에 손을 대기 보다는 국가보안법을 개정하거나 다른 보완 입법을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 허일태 교수>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남북관계가 발전함에 따라서 계속해서 형법을 손질해야만 하는 문제가 생긴다.
우리 형법은 처음부터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전제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형법은 헌법의 원칙을 벗어날 수 없다. 국가보안법은 헌법정신뿐만 아니라 형법의 근본 원칙을 벗어난 사상형법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보안법은 형법에 의해 보충될 필요도 없이 폐지되는 것이 타당하고 그렇게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진행:정범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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