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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에 의해서 결정된다. 행운에 가까운 선택도 있고 집념의 결실인 경우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연이든 필연이든 선택이 인생의 행로 자체를 변경시킨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른바 ''특별한 인연''이라 부르는 많은 인간관계를 생각해보라. 조그만 선택의 결과물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배우자를 고르는 일이다. 신랑이 되었든 신부가 되었든 배우자는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부모, 배우자, 자녀, 모두 인생을 결정하는 요소다.
부모와 자녀는 선천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배우자는 다르다.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해야만 하는 중대사이다.
당신이 평생 열 명 정도의 배우자 후보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하자. 배우자 후보는 순서대로 당신 앞에 나타난다. 열 명의 배우자 후보가 순서대로 나타난다면 과연 당신은 어떻게 배우자를 고를 것인가?
아마 당신의 대답은 이럴 것이다. "필(Feel)이 오는 사람에서 멈추면 된다." 조금 옛날식으로 표현하면,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 하는 느낌이 오면 멈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마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 ''필''마저도 당신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열 명 속에 숨어 있는 가장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일조차 우리는 정확한 의사결정 방법을 모른다. 그렇다면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배우자 선택 문제는 ''최적선택 시점법칙(Optimal stopping rule)''이라는 방법으로 설명된다.
[BestNocut_R]자신이 생각하는 가능성에 대략 36.8%를 곱하는 것이다. 예컨대, 열 명을 기대한다면 10×0.368=3.68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낸다. 의사결정에서는 이 숫자보다 큰 최저 정수를 매직넘버라 부른다. 이 숫자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의사결정을 시도하라는 의미다.
여기에서는 매직넘버가 4가 되므로 네 번째 배우자 후보에서부터 선택하기 시작한다. 매직넘버부터 만나는 배우자 후보가 지나간 후보보다 좋아 보이면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멈추면 된다.
네 번째가 지나간 세 명의 후보보다 나으면 멈추고 아니면 다섯 번째 후보를 만난다. 다섯 번째 후보가 앞선 네 명보다 좋으면 멈추고 아니면 여섯 번째 후보를 기다린다.
매직넘버 이후부터는 지나간 모든 사람보다 우수하면 멈추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운이 없게도 매직넘버 이전에 가장 훌륭한 배우자 후보가 섞여 있었으면 마지막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방법이라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열 명의 후보 중에서 가장 좋은 후보를 선택할 확률(가능성)이 최고가 된다는 것이 수학공식으로 증명된 방법이다.
매직넘버를 지나서부터 조금 눈높이를 낮추어 결정하면 아주 효과적인 의사결정 방법이다.
제공 ㅣ 더난출판
※글쓴이 신완선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학부 교수로, 20년 동안 전략적 의사결정, 경영혁신, 리더십 강의를 하고 있으며, ''굿타이밍'' ''컬러리더십''의 저자다.